1X02 Squeeze (죽지 않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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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페이지는 http://myhome.naver.com/citema/ 의 쥔장이신 오상미님(citema@lycos.co.kr)의 허락을 얻어 올린 번역문입니다.

T H E X- F I L E S ---- SQUEEZE

A novel by Ellen Stieber based on the television series The X-Files created by Chris Carter and based on the teleplay written by Glen Morgan and James Wong

Chapter ONE

7시 30분, 핏빛의 해가 볼티모어 하늘을 가로질러 한쪽으로 기울어질 때쯤,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모두들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돌아가려는 것이다.

오직 조지 어셔만 빼고 말이다. 중년의 사업가인 그는 저녁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불만스럽게 그의 오피스로 되돌아가는 중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15층, 그의 오피스에 도착했을 때 어셔는 한숨을 쉬었다.

텅 빈 개인용 열람실, 길고 고요한 복도, 여기저기 보이는 출구표시들은 어둠속에서 유령처럼 빛나고 있었다.

오늘밤의 오피스는 평소와 뭔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웬지 으스스한 느낌이었다.

'이 건물엔 철저한 보안 시스템이 되어 있다구.' 어셔는 자기 자신에게 중얼거렸다. '여기서 일하지 않고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다니까.'

하지만 확실히 오피스는 이상하게 느껴졌다.

어셔는 오피스 안으로 들어가 불을 켜고 전화기를 들어 집 전화번호를 눌렀다.

자동 응답기가 켜지고 , 삐 소리가 난 후 메시지를 남기라는 그의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야, 여보." 그는 말했다. "지금은 한 일곱시 반쯤 되었고, 오늘은 아무래도 여기서 좀 더 있어야 될 것 같아. 오늘 회의는 엉망이었어, 어쨌든, 이따가 전화 걸어줘, 사랑해. 안녕!"

어셔는 전화를 끊고 오피스 밖으로 보이는 어두운 복도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그는 이상하게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뭔가 몹시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

'....커피' 그는 생각했다. '그래, 커피를 마시면 좀 나을거야,' 그는 자신의 머그잔을 쥐고 자신의 텅 빈 오피스를 뒤로 한 채 복도 저쪽에 있는 커피메이커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의 오피스는 텅 빈게 아니었다.

그가 오피스를 비우자 마자, 아주 작은 소리가 정적을 깨트렸다.

어셔의 책상 바로 위의 환기구에서 난 소리였다.

환기구의 나사가 조용히 돌기 시작했다. 오른쪽부터, 그리고 왼쪽까지.... 그리고 아주 천천히, 긴 손가락이 환기구의 커버를 치웠다.

어셔는 커피메이커에서 커피를 가득 채운 머그잔을 들고 복도를 돌아왔다. 오피스 문 앞에 도착했을때 그는 잠깐 걸음을 멈추었다. 어셔는 분명히 자신이 불을 켜 놓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어두운 오피스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의 책상에 있는 등을 켜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문이 엄청난 힘으로 쾅 하고 닫혔다. 그리고 어셔는 그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문으로 달렸다. 그리고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려고 애썼다. 그러나 누군가...혹은 무언가가 그를 꽉 붙들고 있었다.

어셔는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그는 그 누군가를 떨치고 벗어나려고 애썼으나 뭔가 엄청난 힘을 가진 손이 그의 목을 졸랐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잠시후 손은 그의 목을 떠났다. 어셔의 마지막 비명이 그의 오피스에서 메아리치고, 그는 저항할수 없을정도로 강한 힘에 의해 문 곁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리고 다시 정적이 흘렀다.

1시간 쯤 후에 조지 어셔의 오피스는 차가운 달빛으로 싸였다. 그의 머그잔에서 엎어진 커피는 이미 피로 물들은 카페트에 엎질러져 있었고, 그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어셔의 시체가 엎어져 있었다. 그 시체의 바로 위 천장에 있는 환기구의 나사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환기구 안쪽에 있는 무언가가 커버를 다시 덮었다. 그리고 벽 뒤로 사라졌다. 천천히...그리고 승리에 만취해서.....

********************

Chapter TWO

햇살이 워싱톤 D.C.에 있는 빌딩의 창문을 통해 비추었다. 중앙 홀의 한가운데서 FBI 특수요원인 대나 스컬리는 탐 콜튼과 점심을 같이 하고 있었다.

스컬리로선 지금이 몹시 바빴던 하루 중, 유일한 휴식시간이었다. 중앙 홀의 레스토랑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였다. 그리고 탐은 그의 오래된 친구였다. 그들은 같이 웅티코에 있는 FBI 훈련 아카데미에 같이 다녔었다.

두 FBI 요원은 꽤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었다. 콜튼은 여전히 그가 기억하는 그대로였다. 잘생기고, 똑똑하고, 자신만만하고... 그는 항상 요란한 넥타이를 좋아했고 오늘 메고 온것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얀 동그라미가 여기저기 박혀 있는 까만 넥타이였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저음의 빠른 목소리로 모든 것을 몰아낼 듯이 거친 말투로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단지 스컬리에게 그가 들은 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웅티코에 있던 사람들 중, 내가 누구를 만났는지 알아?"

그가 말했다.

"마티 네일 이야."

스컬리는 웃었다.

"제이 에드거 주니어 말이군?"

제이 에드거 후버는 FBI의 국장이 된지 거의 50년이 다 되었다. 그리고 스컬리의 반에 있던 마티 네일은 후버와 똑같은 자격증을 갖고 싶어했다. 문제는, 네일이 후버 만큼 똑똑하고 능력있지 못하다는거였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네일은 늘 그 부분에 대해선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다.

"네일을 요 며칠전 만났어."

콜튼이 말했다.

"막 승진했다더군, 뉴욕지부의 해외총무과에서 과장대우를 받으며 특수요원으로 일하게 되었다는데?"

"과장대우라고?"

스컬리는 놀라서 물었다.

"하지만 네일은 아카데미엔 2년밖에 있지 않았잖아. 어떻게 그렇게 됐지?"

스컬리가 묻자 콜튼은 차갑게 웃었다..

"네일이 세계 무역기구 폭탄사건을 빠르게 수습했잖아. 행운이지."

"어볖든 마티를 위해서는 좋은 일이군." 스컬리는 약간의 질투가 나려는 기분을 다 털어 버리면서 말했다. 하지만 사실 요즘들어 스컬리의 능력들은 조금밖에 쓰여지지 않는 듯 했다.

스컬리는 천문학 석사학위, 의학 박사학위,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물리학 박사학위를 위해 공부하고 있을 때 FBI에 들어왔던 것이다. 그는 웅티코에서도 거기 남아서 가르쳐 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냈었다. 그리고 그때는 베빈 국장이 그에게 폭스 멀더라는 파트너를 붙여준 때였다.

멀더는 대체로 아무도 손대려고 하지 않는 사건들을 조사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요원이었다.

"이봐, 대나," 콜튼의 목소리가 그를 생각에서 깨어나게 했다.

"마티 네일은 그렇게 형편없었는데, 그가 지금 어디있나 보라고, 우리가 있어야 할 곳에 있잖아."

스컬리는 그의 옛 친구를 바라보았다. 그는 콜튼이 그가 말하는 것만큼 나쁜 위치에 있지 않다는걸 알고 있었다.

"브래드 윌슨이 나한테, 니가 워싱톤에서 살인사건을 추리했는데 그게 정확히 들어맞았다고 하더라." 그는 말했다. "그 뜻은, 니가 강력계에서 빠르게 승진하고 있다는 뜻이지."

콜튼은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 했다. 하지만 스컬리는 그가 스스로에 대한 평판에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콜튼은 항상 야망을 품고 있었다. 빠르게 승진한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 모든 것을 뜻했다.

"그래, 넌 어떻게 지내?" 콜튼이 물었다.

"제3의 인류라도 만났어?"

스컬리는 그가 농담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스컬리가 정말로 뭔가 해괴한 사건들을 해결하는데 배치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콜튼을 탓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내 일에 대해 그렇게 생각할까?"

스컬리는 조심스레 물었다.

"아냐. 아냐, 물론 아니지." 콜튼은 변명하듯 늘어놓았다.

"그렇지만, 너는 '도깨비' 멀더의 파트너잖아."

스컬리의 파트너인 폭스 멀더는 훌륭한 요원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하버드와 옥스포드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사진 기술에도 학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스컬리는 멀더만큼 사건을 분석하는데 있어 예리하고 정확한 사람을 한 번도 만나 본일이 없었다.

하지만 멀더는 그가 훌륭한 요원이라는것보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었다. 사실 그는 UFO나 외계인 같은 것들을 믿고 있었고, 그런 것들을 연구하는데 그의 인생을 쏟을 준비가 늘 되어 있는 듯 보였다.

"멀더의 생각들이 좀 해괴하기는 해." 스컬리는 인정했다.

"하지만 멀더는 훌륭한 요원이야."

콜튼은 그의 점심을 먹으며 한숨을 쉬었다.

"사실..., 요즘 진짜 해괴한 사건 하나를 맡았는데..." 콜튼이 말했다. 콜튼의 목소리는 뭔가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볼티모어 경찰이 연쇄 살인범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어. 6주전부터 시작된 연속 살인이야. 그리고 여태까지의 세명의 희생자들은 나이나 성별, 직업...모든 게 달라서 도저히 공통점을 찾지를 못하겠어."

스컬리는 홍차를 한모금 마셨다.

"연쇄 살인범이라면 뭔가 공통적인 패턴이 있지 않겠어?"

"그리고,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문제는 살인범이 들어온 입구가 없다는 거야.."

콜튼이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스컬리가 물었다.

"희생자중에 하나는 여대생인데, 그의 다락방에서 죽었어. 그가 발견 됐을 때, 문이나 창문은 모두다 잠겨 있었고, 안쪽에서 체인까지 걸려 있었다고. 어떻게 살인범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는지 모르겠어."

스컬리는 집중해서 콜튼의 말을 계속 들었다.

"가장 최근의 희생자는 이틀 전이야. 철저한 보안이 되고 있는 오피스 빌딩인데, 보안 모니터나, 다른 보안시스템에도 별다른 게 잡히질 않았어. 모두들 집에 간 시간에 이 희생자는 차고에 차를 주차하고 저녁 일을 하기 위해 15층의 오피스까지 올라갔는데, 다시는 나오지 못했지."

"자살은 아니고?" 스컬리가 물었다.

콜튼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그의 가방에서 조심스럽게 사진한장을 꺼내어 스컬리에게 보여주었다. 스컬리는 그 범죄현장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눈을 크게 떴다.

"이상한 건 희생자의 간이 어디론가 사라졌다는거야."

콜튼은 말했다. "그리고 무기를 사용한 흔적도 없고."

"그럼, 살인범이 설마 자신의 손을 사용했다는 거야?" 스컬리는 믿기지 않는 듯이 물었다. 스컬리는 뭔가 합리적인 설명을 하려고 애썼다.

"칼이라던지, 해부용 메스라던지.... 그런게 있어야..."

콜튼은 그의 말을 자르며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거 알지만, 정말 뭔가 자를 수 있는 도구는 없었어. 난 아직도 그 살인범이 어떻게 일을 저질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수가 없어."

"X-파일에 등장할만한 사건이군." 스컬리가 말했다.

'X-파일' 이라는 것은 해괴한 사건이나,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을 담아놓은 파일을 FBI가 부르는 명칭이었다. 이 X-파일이 바로 폭스 멀더의 전공이었다.

"괜히 일을 크게 벌이지 말자고." 콜튼이 그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 세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나야. 난 너나 멀더에게 이 사건을 넘기지 않을거라고, 단지, 내가 너한테 부탁하는건, 관련된 옛 사건들을 좀 훑어봐 달라는거야. 그리고 범죄현장에 와서 조언을 좀 해주고. 너희집에서 30분 거리야."

스컬리는 그를 야릇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만약에 네가 그 사건을 해결할거면, 왜 내가 가주기를 바라는건데?"

콜튼은 스컬리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그냥....니가 요즘 해결하는 문제들이랑 비슷한 종류라서, 좀더 새로운 각도로 사건을 볼줄 알 것 같아서 말이야....." 스컬리는 이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콜튼은 X-파일을 연구하는건 미친짓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또 이 사건이 X-파일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스컬리의 조언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정말 X-파일의 연구경험이 있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면 그는 아마 멀더가 더 필요할 것이다.

"멀더에게 도와달라고 할까?" 스컬리가 물었다.

콜튼은 못마땅한 듯 말했다.

"만약 멀더가 와서 널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아." 그는 말했다.

"하지만 이게 내 사건이라는건 명백히 해 줬으면 좋겠어."

스컬리는 다시 그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스컬리는 한눈에 이 사건이 X-파일에 속하는 종류의 사건이라는걸 알 수 있었다.

"대나." 콜튼이 말했다.

"만약에 내가 이 사건을 해결하면, 난 승진할수 있을거야, 그리고 넌...."

스컬리는 그를 쳐다보았다.

"난 어떻게 되는데?"

콜튼은 스컬리를 흘깃 보고는 대답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너를 '도깨비 부인' 이라고 부르지 않겠지."

스컬리는 콜튼이 계산서를 집어들고 테이블을 떠날때까지 미동도 않고 앉아있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스컬리에게 상처를 주었다.

그리고 콜튼은, 아주 정확히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

Chapter THREE

다음날 아침, 스컬리는 콜튼이 부탁한대로 했다. FBI 본부에 가는대신 그는 조지 어셔의 오피스 빌딩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켰다. 그는 천장에 부착된 감시용 카메라를 쳐다보았다. 확실히 철저한 보안이 되고 있었다.

아직 7시를 갓 지난 이른 시간이었다. 스컬리는 15층으로 향했다. 오피스는 텅텅 비어 있었다.--오직 한명, 폭스 멀더를 제외하면 말이다.

스컬리는 콜튼과 점심을 먹은 후 오래도록 고민했다. 그리고는 멀더에게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기로 마음먹었다. 멀더에게 말하지 않기에는 너무 X-파일틱한 사건이었기 때문이었다.

멀더는 어셔의 오피스 안에 서 있었다. 멀더의 연장통은 활짝 열려 있었다. 멀더는 자켓을 벗고, 소매를 걷고 한손에는 장갑을 끼고 있는걸로 보아 여태껏 조사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잘 잤어요?"

그가 스컬리에게 말했다.

폭스 멀더는 수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FBI요원 치고는 놀랄정도로 어려 보였다. 그는 다른 FBI 요원에 비해 약간 머리가 길었고, 키가 크고 마른 편이었다.

스컬리는 멀더의 외모가 뭔가 사람을 끌리게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얼굴은 소년 같이 보일 정도로 순수해 보였다. 적어도 그의 맑은, 그리고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보는 해즐넛 색의 눈동자를 보기 전까지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스컬리는 멀더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는 아직 콜튼이 오지 않았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했다. 콜튼이 오기전에 범죄 현장을 보다 자세하게 머릿속에 남겨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익숙하게 현장을 둘러보았다.

어셔의 시체는 치워져 있었지만 오피스에는 아직도 잔해가 남아있었다.

어셔의 책상위는 마치 폭풍이라도 지나간 듯했다. 펜, 연필, 파일들이 어지럽게 늘어져 있었고, 그의 부인으로 보이는 한 여자의 사진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책상위의 램프와 머그잔도 떨어져 있었다.

피는 온 방안에 범벅이 되어 있었다. 어셔의 책상에서 떨어진 종이에도, 그의 의자에도, 카페트에도, 벽에도....

오피스에서 제대로 정돈되어 보이는 곳은 오직 한군데였다.-- 바로 멀더가 그의 연장통을 꺼내 놓은 곳이었다. 지문 검색가루, 레이저, 핀굛 등등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멀더 역시 피로 범벅이 된 오피스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의 파트너에게로 눈길을 옮겼다.

"그런데 왜 콜튼 요원은 나한테 직접 도와달라고 말하지 않은거죠?"

스컬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멀더는 참을성있게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주머니속에 손을 집어넣어 해바라기 씨를 집었다.

"아마 나한테 얘기하는게 더 편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스컬리는 결국 말을 시작했다.

"그럼 왜 나한테 얘기하는건 불편하다고 생각하는거죠?"

멀더가 물었다.

스컬리는 약간 주저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멀더 앞에선 언제나 그랬듯이, '가장 좋은 대답은 솔직한 대답이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마... 당신의 평판 때문일거에요."

"평판?"

그는 되물었다. 어리둥절한 목소리였다.

"나에 대한 평판이 있단 말이에요?"

멀더는 아주 침착하게 스컬리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멀더," 스컬리는 끝내 참지 못하고 말했다.

"콜튼은 책에 씌여진 대로 조사해요, 하지만 당신은 안 그러죠, 그들은 당신의 방식이...., 그러니까 당신의 이론이..."

"도깨비 같다고.?"

멀더가 추측해서 말했다. 그는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다시 되물을 때 그의 눈은 진지했다.

"스컬리의 생각은 어때요? 그러니까 스컬리도 내가......도깨비 같다고 생각해요?"

스컬리는 잠시 멈추었다. 그는 멀더가 그를 시험해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같이 일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고, 멀더는 그가 그를 감시하기 위해 같이 파트너로 짝 지워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X-파일을 닫아버리도록 말이다. 하지만 스컬리는 진보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멀더의 이론에 늘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존경했다.

그리고 스컬리는 상부에 사실대로 말했다. 멀더는 아주 훌륭한 요원이며, 그가 연구하는 것들은 다 진짜였다고 말이다. 그래서 지금, 스컬리는 멀더가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컬리는 멀더에게 결국 대답을 하지 않았다. 탐 콜튼이 그때 방안을 가로질러 들어왔기 때문이다.

"대나, 늦어서 미안해." 그가 말했다.

"괜찮아. 우리도 방금 여기왔어." 스컬리는 그에게 대답했다.

"인사해, 폭스 멀더 요원이야, 그리고 멀더, 탐 콜튼 요원이에요,."

두 사람은 악수를 했다.

"그래서..멀더 요원..." 콜튼은 조롱하듯이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일도 초록 난쟁이(지금 콜튼은 평소 멀더가 관심갖는 외계인에 대해 말하는 것임--역자) 가 저지른 일로 보입니까?"

스컬리는 멀더를 쳐다보았다.

"회색입니다."

멀더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뭐라고요?"

"회색이라고요." 멀더가 설명했다.

"'초록난쟁이'라고 했는데, 외계인의 피부색은 회색입니다. 그들이 사는 우주에는 지구보다 철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간의 간을 빼먹죠.."

스컬리는 멀더가 이런 짓을 하지 않기를 바랬다. 콜튼이 먼저 시작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스컬리는 콜튼이 이미 멀더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멀더는 지금 그 편견을 더 악화시키고 있을 뿐이었다.

콜튼은 뭔가 혼란스러운 듯 보였다. 그는 멀더가 농담을 하는건지 아닌지 알수 없었다.

"진담으로 하는 소리는 아니겠죠?." 콜튼은 말했다.

"외계인들의 세계에서 양파랑 간이 왜 필요한지는 알고 있어요?"

멀더는 콜튼에게 물었다. 그리고 콜튼이 대답하기 전에 그는 그에게 양해를 구한 뒤 오피스를 계속해서 둘러보았다.

콜튼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얼굴을 찌뿌린 채 멀더를 한 번 쳐다보고는 오피스의 다른 구석으로 갔다. 스컬리는 한숨을 쉬고는 콜튼을 따라갔다. 아마도 저 둘 사이의 일을 부드럽게 진행시키기엔 너무 늦은 것 같았다.

멀더는 스컬리와 콜튼의 대화에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은채 아까 하던대로 어셔의 오피스를 계속 조사했다. 물건들의 날카로운 구석에 남아있을 흔적이나, 범인의 옷에서 떨어졌을만한 단추라던지.....

멀더는 주머니에서 해바라기씨를 한줌 더 꺼내며 창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범인이 들어온 통로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 구석을 돌아다니며 범인이 만졌거나 떨어트렸을만한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어떤 조그만 증거라도 살인사건을 추리하는데 도움을 될테니 말이다.

멀더는 카페트에서 뭔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무릅을 꿇고 앉아서 검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카페트를 흩었다. 뭔가가 손에 묻어났다. 아주 작은 쇳가루였다.

핀굛을 이용해 그는 그 쇠붙이를 들어올려 빛에 비추어 보았다. 그리고 잠시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천장을 쳐다보았다.

그의 머리위에 천장에는 환기구가 있었다.

멀더는 일어서서 그의 연장통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문검색 가루와 지문검색 테이프, 그리고 붓을 쥐었다. 그리고 그는 빠르게 그의 손을 움직여 환기구에 가루를 옅게 칠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콜튼의 신경을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지금 저 자식이 뭘 하는거야?"

그는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스컬리에게 물었다.

멀더는 그에게 신경쓰지 않은채 선명한 지문자국이 나오기를 바라며 붓에 시선을 집중했다. 콜튼은 믿을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그건 가로 세로 1피트밖에 안되는 사각형 환기구요."

그는 멀더에게 외쳤다.

"그리고 범인이 거기를 빠져 들어올 수 있다고해도, 환기구는 나사로 꽉 조여져 있었단 말이오!"

멀더는 콜튼을 무시한 채 지문을 검색하는 데만 열중했다. 조금씩, 조금씩 지문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주 길고 가늘었다. 사람의 지문과 비슷했지만, 절대로 사람의 지문일수는 없었다.

멀더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놀란 듯 커졌다.

그는 전에도 이 지문을 본적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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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FOUR

스컬리는 멀더 옆의 의자에 앉았다. 그들은 FBI 본부의 지하실에 있는 멀더의 오피스에 앉아 있었다. 언제나처럼 그 작은 방은 책과 종이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멀더의 메모판은 사진들과 지저분한 것들로 잔뜩 뒤덮여 있었다. 아마도 UFO 사진이리라고 스컬리는 생각했다. 확실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멀더의 일을 할때의 태도는 늘 그의 벽에 걸려있는 포스터에 씌여진 글처럼 명확했다. 그 포스터에는 나는 믿고싶다" 라고 써 있었다.

스컬리는 산처럼 쌓인 레포트 들을 무시한 채 멀더가 보여주고 있는 슬라이드에 시선을 집중했다. 여섯 개의 슬라이드가 있었다. 모두 사람의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길고 가늘은 지문을 보여주고 있었다.

멀더는 슬라이드 중 한 개를 가르켰다.

"이게 바로 어셔의 오피스에서 어제 내가 발견한 거에요."

그는 말했다. "나머지는 X-파일에서 뽑은 거고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살인사건이 있었던 거지요?"

스컬리가 놀란 듯이 물었다.

"어셔까지 합해서 11개에요." 멀더가 대답했다.

"그전까지 10개의 또 다른 살인사건이 있었어요, 모두 볼티모어에서 일어났고, 모두 다 살인범의 출입구가 없었고, 모든 희생자들이 같은 방법으로 살해 되었죠. 그리고 이 지문들은..." 그는 다른 5개의 슬라이드를 화면에 나타냈다. "그 10개의 살인사건 중 5개의 지문을 채취한거에요."

"10개의 또다른 살인사건이라구요?"

스컬리는 아직도 믿을 수가 없었다.

"콜튼은 내게 이런 얘기를 한적이 없었는데...."

"콜튼은 아마 이런게 있는지도 모를걸요." 멀더가 말했다.

그는 다른 3개의 슬라이드를 가르켰다.

"이 지문들은 1963년에 채취한 것들입니다. 콜튼이 태어나기 5년전 일이죠. 그리고 이 두 개는 1933년에 채취한 거고요."

스컬리의 두눈이 커졌다. "그러니까 지금, 30년전과 60년전에도 똑같은 살인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는거에요?"

"90년 전에도요." 멀더는 말했다.

"불행하게도, 그때의 지문은 없어요. 1903년에는 지문검색이 그다지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경찰들의 보고서도 별로 정확하지 못하고... 하지만 어쨌든 그때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었죠."

"그렇겠네요."

스컬리는 자신의 의자를 책상으로부터 밀어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또 말도 안되는 얘기들을 하고 있잖아....' 스컬리는 생각했다.

멀더는 그의 톤은 무시한 채 증거를 더하기 시작했다.

"30년마다 5개씩의 살인사건이에요. 이 말은 그가 올해 안에 두 개의 살인사건을 더 벌일거란 뜻이에요."

스컬리는 일어서서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

'보다 논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구.' 그는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스컬리는 과학자이자 의사였다. 멀더가 방금 말한 얘기중 스컬리가 믿을수 있을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다가 스컬리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아마 멀더의 말을 잘못 이해한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이 살인사건은 모방살인사건이란 말인가요?"

스컬리는 물었다. "옛 살인사건을 알고있는 누군가가 그 패턴을 흉내내기로 마음먹고 벌이는 짓이란 말이죠?"

멀더는 그의 의자를 돌려 스컬리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아카데미에서 제일 첫날 배운게 뭐죠? 스컬리?" 그는 놀리듯이 물었다.

"'모든 지문은 각각 독특한 무늬를 가지고 있다.'가 아니었어요?---이 지문들은 완벽하게 일치해요."

스컬리는 멀더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멀더는 그 엽기적인 이론을 스컬리가 믿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멀더 말은, 나보고 강력계에 가서 이 사건들은 아주 오래 사는 한 외계인에 의해 벌여진 거라고 말하란 뜻인가요?"

"물론 아니죠." 멀더가 대답했다.

"아직 난 외계인이라는 증거는 하나도 못 찾았거든요."

스컬리는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럼 뭐라고 하죠? 그가 물었다.

"이 살인사건은 100년을 넘게 산 연쇄 살인범이고, 건강한 6.2피트의 남자를 죽일정도로 힘이 세다고 할까요?"

멀더는 스컬리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또 10인치의 긴 손가락을 가지고 있고..."

"멀더, 만약에 이게 장난이라고 생각한다면....."

"스컬리, 온갖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포함해서, 아직 풀리지 않은 X-파일 사건들이 있다면 말이죠." 멀더가 말했다.

"그건 우리가 맡아야 할 사건이에요, 난 지금 아주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거에요.."

"콜튼이 맡은 사건이에요."

멀더는 그에게 노란 파일하나를 건네주었다.

"X-파일에서는 1903년에 시작됐죠, 우리가 먼저에요."

스컬리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멀더를 화나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멀더는 너무 고집이 세서 스컬리에겐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다.

"멀더."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 사람들은 당신이 끼어드는걸 원하지 않아요. 그리고 당신의 이론을 듣고 싶어하지도 않고요, 그게 바로 베빈국장이 당신의 오피스를 이 지하실 구석으로 정해준 이유라고요."

멀더는 그 말에 전혀 상처를 받은 듯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스컬리도 여기 지하실 구석에 있잖아요?"

그는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스컬리는 그의 의자에 푹 주저앉았다. 스컬리는 이미 싸우는데 지쳐 있었다. 어떻게 저 남자는 단 한 번이라도 뭔가 상황에 어울리는 대답을 하지 못하는걸까?

멀더는 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거 한가지만 의견일치를 봅시다." 그가 제안했다.

"콜튼과 그 그룹은 자기들끼리 연구를 하라고 하고, 우리는 우리끼리 하는거에요. 그럼 서로 부딪힐 일도 없겠죠. 동의하죠?"

스컬리는 그를 쳐다보았다. 차마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거절도 할 수가 없었다.

 

시계는 10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스컬리는 그의 아파트에 혼자 앉아 있었다. 그의 눈은 컴퓨터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의 책상에는 이것저것 이번 사건에 대한 그의 노트들이 널려 있었다. 그는 어셔의 오피스에서 지문을 한 번 보고, 멀더의 X-파일을 쭉 읽어본 뒤 그 살인범의 프로필을 쓰고 있는 중이었다.

다시 한 번 스컬리는 멀더의 이론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것으로 고개를 돌렸다.

" 그러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조심스럽게 재검토 해본 결과..."

그는 계속해서 적었다.

"나는 이 살인범이 남자이고, 약 25세에서 35세 쯤 되며, 지능이 평균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그가 살인현장에 들어온 흔적은 발견하기가 매우 어려웠고, 아마도 이 건물의 환기시설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스컬리는 어셔의 오피스에서 채취한 지문을 쳐다본 뒤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살인범은 건물보수 직원의 복장을 하고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우체부의 복장이라던지 뭔가 직원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는 옷이라던지 그런종류의 복장 말이다."

스컬리는 다시 길고 가느다란 지문들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좌절한 표정으로 내려놓았다. 그는 이 이상한 지문에 대해서 그 어떤 설명도 할 수가 없었다. 대신 그는 이 사건의 다른 면에 대해서 쓰기 시작했다.

"간이 없어진 사실은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간은 온몸의 원기를 회복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고, 피를 정화하는 기능을 가지며....."

다음날 아침, 스컬리는 강력계에서 자신의 레포트를 발표했다. 스컬리는 정확하고 자신있게 보여야 한다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멀더의 괴이한 이론--아니면 그 자신이 의심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콜튼과 그의 상관인 풀러 요원은 테이블에 앉아 집중해서 스컬리의 발표를 듣고 있었다.

스컬리는 침착하게 왜 살인범이 간을 가지고 갔는지에 대해 그의 이론을 말했다.

"아마도 이 간을 가져감으로써 살인범은 자신 안의 불순물을 정화한다고 믿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 살인범은 고전적인 형태의 행동양식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FBI요원들이 여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희생자들이 서로 아무련 관련이 없는걸로 보아..." 스컬리는 말을 이었다.

"우리는 누가 다음이 될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연쇄 살인범들이 희생자를 찾는데 항상 성공하진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합니다. 연쇄살인범들은 또 다른 희생자를 찾기 어려울 경우 전에 살인현장으로 되돌아 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컬리는 설명했다.

"현재로써는 살인현장에서 조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풀러 요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훌륭합니다. 스컬리 요원."

그는 다른 요원들을 보고 지시했다.

"또 다른 반론이 없다면, 오늘밤부터 살인범을 추적하는 일을 시작합시다. 그는 아마 유니폼을 입고 있을 것입니다. 건물 보수 회사라던지, 가스회사라던지...그런것들 말이오"

풀러는 스컬리쪽으로 돌아섰다.

"당신이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건 알지만, 만약에 그 일에 별로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랑 함께 일해도 좋소.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만약에 당신이 보다 현실적인 사건을 조사하고 싶다면 말이오."

스컬리는 다른 요원들이 웃는것처럼 자신도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멀더 역시 이 농담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걸 알고 있었다.

********************

CHAPTER FIVE

3일 후, 스컬리는 다시 그의 차를 철저히 보안된 조지어셔의 오피스 빌딩 아래에 주차시켰다. 강력계의 사람들은 그의 조언을 받아들였고, 많은 요원들은 사건이 일어났던 현장에서 감시를 하고 있었다.

스컬리는 헤드폰을 낀 채 대기하고 있게 되어 있었다.

차고는 갓 떨어진 먼지들로 뒤덮여 있었다. 스컬리는 어셔의 살인사건 이후 사람들이 일찍 집에 가는걸거라고 생각했다.

"제 10구역. 들립니까? 지금은 구역 체크 중입니다." 스컬리의 헤드폰에서 소리가 들렸다.

"네, 제 10구역입니다." 스컬리는 헤드폰에 달린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스컬리의 눈은 그 장소를 한 번 쭉 퍮었다. 차고에는 어둠이 가득 깔려 있었고,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스컬리는 다시 차고를 흩어 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였다. 스컬리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그 장소에는 스컬리 혼자만 있는게 아니었다.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스컬리는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총을 꺼냈다.

그리고 소리가 난 쪽으로 그의 후레쉬를 비추었다.

발자국 소리가 멈추었다.

스컬리는 그의 후레쉬로 기름으로 더럽혀진 바닥을 비추었다.

두꺼운 기둥들이 비추어졌다. 하지만 텅빈 차고 외에는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빠르고 신중한 걸음으로 스컬리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등을 벽에 바싹 붙이고 스컬리는 소리가 난 쪽으로 움직였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지금 차고 안에 스컬리와 같이 있는 사람은 저쪽 벽에 바싹 붙어 있는 듯 했다.

스컬리는 후레쉬를 끈 채 빠르게 코너를 돌았다. 그리고 총을 쥐었다.

그리고 그의 바로 앞으로 총을 들이댔다.---정확히 그의 파트너의 가슴에 말이다.

파트너는 항복의 표시로 두 손을 들었다.

"설마 무기도 없는 사람을 쏘려는 건 아니겠죠? 형사님?"

멀더가 웃으며 장난을 치자 스컬리는 화가 난 눈빛으로 멀더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총을 치웠다.

"멀더." 그는 화난 목소리로 나직하게 말했다.

"도대체 여기서 뭘 하는거에요?"

"그 살인범은 여기로 돌아오지 않을거에요."

멀더는 스컬리의 질문은 무시한 채 대답했다.

"그 살인범은 들어가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곳에 들어가는것에 대해 스릴을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이 장소는 한 번 들어와봤기 때문에 어딘가 다른 곳을 찾고 있을겁니다, 만약에 스컬리도 X-파일을 읽어 봤다면 같은 결론을 내렸을걸요."

"지금 멀더는 내 일을 방해하고 있어요."

스컬리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스컬리는 지금 강력계에서 일을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멀더는 자신의 일을 간섭할 권리도, 자신의 이론이 틀리다고 말할 권리도 없었다.

멀더는 스컬리에게 손을 내 밀었다. 그리고 손바닥을 폈다.

"해바라기씨, 좀 먹을래요?" 그가 부드럽게 물었다.

스컬리는 멀더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차를 향해 걸어갔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시간낭비 하는거에요, 스컬리."

멀더가 스컬리의 등에 대고 말했다.

"알았어요. 난 돌아가죠."

멀더는 스컬리가 그의 차에 돌아가 앉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어둠속을 걸어 돌아갔다.

 

하지만 멀더는 돌아가지 않았다. 이 사건을 그만 두기에 멀더는 너무 호기심이 많았다. 한시간 후에도 그는 차고의 어둠속을 걷고 있었다.

이미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마치 스컬리빼고는 모두들 집에 간 것같았다. 멀더는 공기 청정기와 건물의 전기시스템의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뭔가 쇠붙이가 철겅. 하는 소리를 들었다.

멀더는 빠르게 코너를 둘러보았다. 그 소리는 아무래도 체인으로 울타리가 쳐져 있는 곳에서 나는 것 같았다.

이상하군, 멀더는 체인 울타리쪽으로 걸어갔다.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 울타리 뒤에는 쇠로 된 커다란 모터가 있었다. 공기 청정 시스템이었다.

멀더는 뒤로 한발자국 물러서서 그 공기 청정시스템을 바라보았다.

여기가 각 환기구들과 연결이 되있는 곳이었다.

멀더는 그의 후레쉬를 들고 다시 그 시스템을 천천히 살폈다.

쩔그렁 대는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확실히 그 공기 청정시스템 안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마치 뭔가가 그 안에 있는 듯한 소리였다. 그리고 마치 한 번 열렸던 것 처럼 쇠로 된 패널 판이 그 밑에 떨어져 있었다.

멀더는 다시 한번 그의 손전등으로 그 주위를 비춰보았다.

그리고 문 근처에 체인 울타리가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공기 청정시스템에 연결된 파이프가 있었다. 딱 한사람이 들어갈만한 정도의 크기였다. 살인범은 이곳을 통해 공기 청정 시스템 안으로 들어간 것은 아닐까?

멀더는 그쪽으로 갔다. 그리고 앞을 본 순간 멀더의 온몸은 긴장으로 뻣뻣해졌다. 파이프가 열려 있었고 안으로 누군가 들어간 흔적이 있었다.. 그리고 통풍구의 커버가 숨을 쉬듯 열렸다 닫혔다 하고 있었다.

뭔가가 저 안에서 소리를 내고 있다.....

멀더는 한발 뒤로 물러섰다.

"스컬리!!" 멀더가 소리질렀다. 그리고 그의 차 쪽으로 달려갔다.

"지원을 요청해요! 그리고 이쪽으로 좀 와봐요."

스컬리는 마이크에 대고 외쳤다.

"제 10구역, 지원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스컬리는 차에서 빠져나와 멀더를 따라갔다.

"저안에 있어요." 멀더가 말했다. 그는 공기 청정 시스템에 달려 있는 파이프를 손으로 가르켰다.

스컬리는 그의 총을 들었다.

"FBI 다!" 그는 소리를 질렀다. "움직이지마.!"

공기 청정기 안에서 들리던 소리가 멈추었다.

"천천히 이쪽으로 내려와." 스컬리가 명령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공기 청정 시스템 안에서는 마치 누군가가 나오는 듯 한 소리가 들렸다.

스컬리와 멀더는 기다렸다. 공기 청정 시스템에 연결된 파이프는 그 누군가가 동작을 멈출때까지 구부러졌다가 진동했다가 했다.

스컬리는 그의 총을 파이프 앞에 들이대었다

"좋아, 이제 나와." 스컬리가 명령했다. 스컬리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렇지만 근육은 온통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

도대체 이 빌딩의 환기 시스템에 들어갈수 있는 사람은 누굴까?

스컬리는 아까 요청했던 지원자들이 왔을때야 비로소 긴장이 좀 완화되는 것을 느꼈다. 콜튼을 포함한 4명의 특수요원들이 더 도착해 그들에게 달려오는 중이었다. 그들은 모두 파이프 쪽으로 총을 들이대고 있었다.

스컬리는 집중한 채 파이프를 바라보았다. 파이프 안에서는 주저하는 듯 누군가가 발부터 파이프 안에서 내 밀었다.

그는 20대 초의 젊은 청년이었다. 소년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었고 약간 넓은 이마에 가지런하게 자른 앞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동물 조련사' 라고 씌여진 갈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땀으로 얼굴이 뒤범벅이 되있었다. 그는 손을 머리위로 올렸다. 그는 빛에 놀란 토끼처럼 그를 둘러싼 후레쉬 빛과FBI 의 모습에 겁을 먹고 떨고 있었다.

"체포해." 콜튼이 명령했다.

다른 두 요원들은 그에게 가서 수갑을 채웠다.

"당신은 체포됐습니다. 당신에겐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으며, 당신이 말하는 것은 법에 의해...."

콜튼은 스컬리에게 몸을 돌렸다.

"잘했어, 대나." 그는 멀더가 자신의 말을 듣고 있다는 걸 확인하며 말했다. 스컬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스컬리는 지금 기뻐할 기분이 아니었다.---적어도, 뭔가 자신감을 잃은 듯한 표정의 멀더 앞에서는 말이다.

멀더는 스컬리에게 다가왔다.

"당신이 옳았어요." 멀더가 나직하게 말했다.

"당신이 적었던 그 프로필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어요."

그리고 그는 다른 말 없이 걸어갔다.

스컬리는 뒤에서 그의 파트너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스컬리가 옳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멀더가 틀렸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은걸까? 스컬리는 한숨을 쉬었다.

********************

CHAPTER SIX

스컬리는 양면 거울 (밖에서는 거울로 보이고 안에서는 유리로 보이는 거울) 뒤에 앉아있었다. 스컬리는 볼티모어 경찰 본부 의 어두운 방하나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스컬리 옆에는 멀더, 콜튼, 풀러, 그리고 두명의 경찰이 짧은 단발머리의 여자가 살인 용의자에게 거짓말 테스트를 하고 있는걸 쳐다보고 있었다.

살인 용의자는 형광주황색의 감옥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는 의자에 앉은 채 양면거울을 쳐다보고 있었다. 스컬리는 그가 자신들을 볼수 없고, 자신들은 그를 볼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살인 용의자의 한쪽 팔은 혈압계에 연결된 선으로 묶여 있었다. 그리고 손가락 끝에도 그의 떨림을 감지할수 있는 철사에 닿아 있었다.

현재 그의 혈압과 심장박동수, 그리고 호흡지수가 평균과 비슷했다. 그리고 만약에 변화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그가 거짓말을 한다는 뜻일 것이다. 살인용의자는 차고에서 보았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어리고,뭔가를 두려워 하는 듯한 모습....

스컬리는 거짓말 탐지기에서 무슨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다 안에서 거짓말 테스트를 하고 있는 여자는 기계를 조절한 뒤 간단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이름은 '유진 빅터 툼즈' 입니까?

"네." 살인 용의자가 대답을 했다.

"당신은 메릴랜드 주에 살고 있습니까?"

"네." 툼즈가 대답했다.

"당신은 볼티모어 동물조련소에서 일하고 있습니까?"

"네." 그는 다시 대답했다.

검사자는 종이의 그래프를 쳐다보았다. 아직까지 그는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유진, 여기서 어느 한가지라도 거짓말 한게 있습니까?"

"아니요." 툼즈가 대답했다.

"당신은 대학을 졸업했습니까?"

"네."

"당신은 의과대학을 나왔습니까?"

"아니요,"

"혹시 당신은 인간의 간을 빼낸 일이 있습니까?"

"아니요." 툼이 대답했다.

"살아 있는 것을 죽인일이 있습니까?"

"네."

그의 대답은 명백했고 아무런 느낌도 없는 것 같았다.

"사람을 죽인일이 있습니까?"

"아니요." 그가 대답했다.

"당신이 조지 어셔를 죽였나요?"

"아니요." 그는 다시 대답했다.

"혹시 당신의 나이가 100살 이상입니까?"

툼즈는 잠시 주저했다. 그 물음에 놀란 듯 보였다. 그러나 곧 대답했다.

"아니요."

양면거울 밖에서는 콜튼 역시 그 괴상한 질문에 놀라고 있었다.

"아마 그래프를 조절하려고 한 질문이었나보군."

"사실은.," 멀더가 말했다. "내가 물어보라고 했소."

콜튼은 황당한 듯이 멀더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양면거울로 시선을 옮겼다.

"포하탄 밀에 간 일이 있습니까?"

"네." 툼즈가 대답했다.

"1933년에 거기 간 일이 있습니까?"

다시 툼즈는 당황한듯 주저했다.

"아니요"

콜튼은 얼굴을 찌뿌리며 멀더를 바라보았다.

"또 당신이요?"

멀더는 툼즈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자신이 거짓말 테스트에서 떨어질까봐 겁이 납니까?"

툼즈는 확신이 없는 듯 보였다. 혈압은 오르고 있었다.

"글쎄요.....네." 그가 인정했다.

"왜나하면 난 아무짓도 안 했기 때문이에요."

검사자는 그래프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툼즈씨, 고맙습니다. 그리고 지금으로썬 이게 다 입니다."

잠시후, 툼즈는 다시 그의 감옥으로 돌아갔다.

스컬리, 멀더, 그리고 콜튼은 심문실에서 테스트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검사자는 말했다.

"A+ 에요. 툼즈는 그 사람들을 죽이지 않았어요."

멀더는 검사자의 말에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종이를 받아들었다.

풀러요원이 한숨을 쉬며 그 방에 들어왔다.

"툼즈를 석방했소." 그가 말했다.

"빌딩 관리인들이 그러는데, 빌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서 그를 불렀다더군, 그리고 2층 통풍기에서 고양이 시체를 찾았다는거요."

콜튼은 일어섰다.

"어쨌든, 그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군.요"

"아니야." 스컬리가 말했다.

"왜 툼즈가 한밤중에 거기에 있었는지는 설명할 수 없잖아."

풀러는 어깨를 으쓱 했다.

"결국 그는 자기일에 열심히 종사하는 직업인이었던 거요."

"툼즈는 보안 시스템에 걸리지도 않고 공기 청정기 속을 드나들고 있었어요."

스컬리가 말했다.

"대나." 콜튼이 말했다. "툼즈는 거짓말 테스트를 통과했어. 그리고 그가 왜 거기 있었는지도 밝혀졌고, 그는 살인범이 아니야. 그리고 툼즈가 살인범이 아니란건, 니 프로필이 틀리다는 말이 아니라고."

"스컬리가 맞아요." 멀더가 말했다.

그는 아직도 그래프에서 눈을 馁지 않은 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툼즈가 살인범이오."

풀러는 방금 멀더가 달이 보라색이라고 말하기라도 한것 처럼 멀더를 쳐다보았다.

"좋소, 멀더 요원." 그는 마치 말 안 듣는 아들과 교섭하는 아버지처럼 참을성 있게 말했다.

"증거가 뭐요?"

멀더는 그래프 종이를 가리켰다.

"툼즈는 12번과 14번에서 거짓말을 했어요." 그가 설명했다.

"이 응답들에서 확실히 반응이 시작됐으니까요"

풀러는 의심스런 눈빛으로 그 그래프 종이를 바라보았다.

"12번하고 14번이, 100년 이상 나이먹었냐는 그 질문이오?" 그가 물었다. "그 황당하기 그지없는 질문들에 대해서 물어볼게 하나있는데. 도대체 포하탄 밀 얘기는 뭐요?"

"1933년 포하탄 밀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두 개의 살인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멀더가 대답했다.

검사자는 헛기침을 했다. "이 반응에 대한 제 해석은 말입니다..."

풀러는 이미 참을성을 잃어버렸다.

"나는 당신이나 저 기계가 툼즈가 1933년에 살아 있었다고 말해도 상관없고, 또 필요도 없소!" 그가 소리질렀다.

"그가 살인범입니다." 멀더가 조용히 말했다.

풀러는 그를 쳐다보았다.

"그래, 그렇다고 합시다. 어쨌든 나는 그를 보내줄거요!" 그 소리와 함께 풀러는 방을 나갔다. 문이 쾅하고 닫혔다.

콜튼도 일어서서 문으로 향했다. 그의 얼굴에 나타난 감정으로 스컬리는 그 역시 풀러랑 같은 생각이라는걸 알수 있었다. 그리고 콜튼이 멀더를 전혀 믿지 않고 있다는 것도 말이다.

"안 올거야?" 콜튼이 스컬리에게 물엇다.

스컬리는 주저했다. 그는 강력계와 일하는 것과 멀더와 함께 일하는 것중 어느 하나를 택해야 했다.

"탐." 그는 말을 시작했다.

"강력계에서 같이 일하게 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난 공무상으로 X-파일에 배치되어 있어."

콜튼은 멀더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는 아직까지도 그래프 종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내가 뭔가 할 수 있는지 알아볼게." 콜튼이 말했다.

"탐," 스컬리는 한 번에 말했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수 있고, 나는 X-파일에서 손떼고 싶은 생각이 없어. 그리고..."

"넌 멀더가 좀 해괴하다고 했잖아."

콜튼이 스컬리의 말을 잘랐다.

멀더는 흥미있는 눈빛으로 스컬리를 쳐다보았다. 스컬리는 지금 이 순간 자기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가능하면 아주 먼 곳에...

"하지만 멀더는 그 이상이야." 콜튼이 말을 이었다.

"완전히 미쳤어."

********************

Chapter SEVEN

스컬리는 멀더가 질문실에서 떠나고 볼티모어 경찰본부를 나올때까지 조용했다. 스컬리는 방금 스스로 선택을 한 것이다. FBI요원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강력계에서 콜튼과 일을 할 수도 있었다. 대신 스컬리는 X-파일과 멀더를 택했다. 그리고 스컬리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기를 바랬다.

"멀더." 스컬리는 본부를 떠나면서 멀더에게 물었다.

"도대체 왜 그랬어요?"

"뭘 말이에요?" 멀더가 순진한 표정으로 물었다.

"거짓말 테스트 끝난 다음에 말이에요" 스컬리가 말했다.

"풀러랑 콜튼한테 툼즈가 1933년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했잖아요, 그 사람들이 멀더 말을 안 믿을 것 뻔히 알면서 왜 그런 짓을 한거에요?"

"아마 스컬리가 제대로 살인범을 잡았다고 생각했나보죠.."

멀더가 말했다.

스컬리는 고개를 저었다. 스컬리는 이미 멀더가 반 밖에 대답을 안 했다는걸 간파할 정도로 오랜 시간을 멀더와 지냈다.

"그리고요?" 스컬리가 다시 물었다.

"좋아요, 좋아." 멀더는 말을 이었다. "가끔씩 나는 단지 모든 가능성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믿는 것 외에 다른 것들에는 적개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항하고 싶을때가 있어요."

"무슨 뜻이에요?" 스컬리가 물었다.

"그럴 땐 내가 바보처럼 보일까봐 두렵다는 사실보다는 그 사람들의 머릿속을 온통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해지는거죠."

"하지만 좀 심했어요."

스컬리가 말했다.

"콜튼입장에서는 멀더가 미쳤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잖아요."

"물론 그렇겠죠." 그가 말했다.

"스컬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내 이론에 동의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내 의견을 존중해줘요, 그렇지만 콜튼은 오직 콜튼 자신의 의견만 존중하죠, 그래서 난 콜튼이 우리 연구에 끼어드는 게 싫어요. 그리고 그가 자신이 배척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던 말던 난 상관없어요."

스컬리는 멀더의 진지한 어조에 놀란 듯 잠깐 숨을 멈추었다.

"하지만." 멀더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만약 스컬리가 계속 콜튼과 같이 일하길 바란다면, 그것 때문에 스컬리를 원망하지는 않을께요."

"아니, 아니에요." 스컬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쉽게 날 밀어내지는 못해요, 멀더가 거짓말 테스트에서 질문한 것들 말고도 뭔가 더 알고 있다는 것 알아요. 그리고 난 그게 뭔지 알아내고 싶다구요."

다음날 스컬리는 멀더를 다시 그의 이론으로 돌아가게 한게 뭔지를 알게됐다. 스컬리는 멀더와 함께 볼티모어 경찰본부에서 빌린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멀더는 유진 툼즈의 체포레포트를 보는 중이었다.

"이것이 바로....." 멀더는 키보드의 엔터 키를 누르며 말했다.

"툼즈의 지문이에요." 툼즈의 지문은 멀더가 다시 키를 누르자 화면을 가득 메울정도로 커졌다.

"그리고 이게..."멀더는 다시 엔터 키를 눌렀다.

"어셔의 오피스에서 채취한 지문이에요. 그리고 또 이건 포하탄 밀에서 채취한 지문이고요."

스컬리는 툼즈의 지문과 X-파일에 보관되어 있는 두 지문 사이의 공통점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멀더를 보고 어깨를 으쓱했다.

"확실히, 일치하지 않아요." 멀더가 인정했다.

"하지만, 만약....어떤 경로를 통해서든지...." 멀더는 다른 키를 눌렀다.

화면의 오른쪽에는 툼즈의 지문이, 다른 한편에는 X-파일의 지문이 나타났다. 멀더는 마우스를 이용해 빠르게 툼즈의 손가락을 늘렸다.

툼즈의 평범해 보이는 지문은 X-파일에 있는 지문만큼이나 길고 가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스컬리의 입이 벌어졌다.

"봐요." 멀더는 나직하게 말했다. 그는 다시 마우스를 이용해 두 영상을 한가운데로 옮겨 두 개의 영상을 서로 겹쳤다. 그러자 컴퓨터에서 삐 하는 소리가 나면서 화면 한구석에 "100% 일치"라고 씌여진 조그만 상자가 하나 나타났다.

스컬리는 놀란 나머지 질문이 목에 칵 걸려 버렸다.

"...어떻게." 그는 결국 입을 열었다. "어떻게 툼즈의 지문이 60년 전 채취한 지문하고 일치할수 있죠?"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말이죠." 멀더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그들이 툼즈를 석방해 버렸다는거에요."

******************

Chapter EIGHT

토마스 웨너가 집앞의 차도로 들어섰을때는 이미 어둠이 짙게 깔린 후였다. 그는 오피스에서 늦게까지 일했고, 집에 들어가 물이라도 마시고 잘 계획이었다.

그는 가방을 쥐고 차 문을 열었다. 그리고 잠깐 멈추었다. 오늘은 뭔가가 평소때와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는 잠시 차 안에 앉아서 그 느낌을 없애려고 애썼다.

싸늘한 가을 바람이 열린 차 문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잎사귀들은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잔디밭 위를 굴러 도로까지 날려왔다. 그리고 뿔뿔히 흩어졌다.

낮에 웨너의 집앞은 아이들이 노는 소리로 가득 메워지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늦은 밤이었고 그의 이웃들은 아주 조용했다. 너무 조용한 나머지 웨너는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는 소리와 자기 자신의 심장박동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조용한게 뭐가 문제야' 그는 자신에게 중얼거렸다.

그는 차 안에서 나왔다. 그가 집 문앞에 가자 보안 장치의 불이 켜졌다. 웨너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다시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털어내 버리려고 애썼다.

그의 3층짜리 하얀 집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꽉 잠겨 있었다.

그의 집은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모든게 다 괜찮다고.' 그는 다시 자신에게 중얼거렸다.

'괜히 이상한 상상을 하고 있는거야.'

웨너는 문 앞에 가서 키를 꺼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직 창백한 달빛만이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웨너가 차에서 내려 그의 집으로 들어가는걸 보고 있던 누군가에게는 어둠이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눈은 빨갛게 빛나고 있었다.

툼즈는 몸을 구부리고 울타리의 맞은 편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집을 쳐다보았다. 웨너는 집 안에 있었다. 툼즈는 일어섰다. 그리고 신속하게 거리를 가로질러 마치 냄새에 이끌리는 동물처럼 웨너의 집으로 향했다.

그는 보안 탐지기 앞으로 갔다. 보안기의 불은 켜지지 않았다.

웨너는 이상한 상상을 하고 있던 게 아니었다. 뭔가가 잘못 되어있었다.--아주 끔찍하게 잘못되어있었다.

웨너는 사냥을 당하는 중이었다.

늘 그랬듯이, 툼즈는 그의 출입구를 찾기 시작했다. 나무들 뒤에 몸을 감추고 그는 웨너의 집을 한바퀴 빙 돌았다. 웨너의 집은 잘 방어가 되어 있었다. 창문이나 문들은 모두 보안기가 작동되어 있었기 때문에 툼즈가 들어갈만한 곳들은 아니엇다.

갑자기 툼즈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앞에는 벽돌로 된 굴뚝이 있었다. 결국 툼즈는 자신의 입구를 발견한 것이다.

툼즈는 그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손가락끝으로 벽돌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그는 도마뱀이 벽을 기어오르듯 천천히, 조용히, 확실하게 움직였다.

툼즈는 점점 높이 올라갔다. 그리고 1층 창문을 지나고 또 2층창문을 지났다. 그리고 지붕 끝에 다다랐다. 그리고 초인적인 힘으로 지붕을 타올랐다. 그는 어둠 속의 굴뚝을 쳐다보았다.

아무것도 이제 그를 멈출수 없었다.

토마스 웨너에게는 선택이 없었다.

웨너는 그의 부엌안에 서 있었다. 그는 넥타이를 헐렁하게 반쯤 푸르고 우편물 온것들을 대충 흩어보았다. 청구장들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때 그는 잠시 멈추고 위를 쳐다보았다.

그는 방금 어떤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마치 사람이 힘을 쓰다가 불평하는 것 같은 소리였다.

그럴 리가.... 웨너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럴 리 없어.'

그는 그의 자켓을 벗어놓고 물을 마시러 갔다.

지붕에서 툼즈는 굴뚝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굴뚝은 좁고 가로 6인치, 세로 12인치 밖에 되지 않았다.

'이건 쉽지 않겠는데...' 그는 굴뚝을 집중한 채 바라보았다.

그의 이마는 땀에 절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상체를 구부리고 한쪽 팔을 지붕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길게 늘렸다. 그의 손가락은 그가 잡아당김으로 인해 팽팽하게 늘어났다. 그리고 그의 손은 3층에 닿았다. 그리고 가장 바닥에 있는 파이프를 손으로 꽉 붙잡았다.

조심스럽게 툼즈는 그의 고개를 굴뚝 안으로 밀어넣었다. 굴뚝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좁았다. 겨우 머리가 들어갈 정도였다. 그는 자신의 어깨를 밀어넣으려고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굴뚝이 좁았다.

구역질 날것같은 우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툼즈는 그의 왼쪽 어깨를 탈구시켰다. 그리고 다른 우두둑소리와 함께 그는 오른쪽 어깨를 탈구시켰다. 그의 어깨는 힘없이 굴뚝을 따라 빠져 들어갔다. 툼즈는 이제 웨너의 땀 냄새까지 맡을 수 있었고 웨너의 혈관에 뜨거운 피가 흐르는 것까지도 느낄수 있었다. 그는 그의 희생자에게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툼즈가 다음에 해야 할 일은 쉬웠다. 그의 엄청난 힘으로 스스로를 좁은 굴뚝속으로 밀어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웨너는 어디선가 딸깍 하는 소리가 들렸을 때 두 번째로 고개를 들었다. 그 소리는 마루쪽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이상한데....' 그는 소리가 난 쪽으로 움직였다. 언제나처럼 마루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제자리에 있었다. 벽난로의 유리문을 제외하면 말이다. 벽난로의 유리문은 약간 열려있었다. 밖으로부터 바람이 새 들어오고 있었다. 웨너는 유리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불을 피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벽난로 불은 텅빈 집을 좀더 아늑하게 보이게 할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나무 바구니에서 나무토막을 하나 꺼내 벽난로 안으로 던졌다. 그리고 불을 피웠다. 잠시 후 노란 불꽃이 타올랐다. 웨너는 작은 불꽃들이 춤추듯 타오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불이 확 꺼졌다. 웨너는 뭔가가 굴뚝 안을 막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는 그는 성냥갑 안을 들여다보았다. 성냥갑은 텅 비어있었다.

그는 일어섰다. 아마도 부엌에는 성냥이 좀더 있을 것이다. 그는 부엌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마치 죽은 듯이 멈춰섰다.

뭔가가 집 안에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웨너에게로 질주하고 있었다.

사람처럼 보였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그 사람은--아니면 그 동물은--불같이 빨간 눈을 빛내고 있었다.

웨너는 소리지를 시간조차 없었다. 그 무언가는 신속하게 웨너의 입을 재갈로 틀어막았다. 무서움에 질린 웨너는 그와 싸우려고 했지만 그의 몸부림은 전혀 소용이 없었다. 그를 공격한 그 무언가는 그를 믿을 수 없는 힘으로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웨너의 머리는 땅바닥에 심하게 부딪혔다. 싸움은 끝난 것이다.

토마스 웨너는 유진 툼즈가 그가 원했던 것을 가져갔을 때는 이미 의식이 없었다.

**************************

Chapter NINE

토마스 웨너는 외로운 삶을 살았었다. 그는 거의 손님이 없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 그의 집은 사람들로 꽉꽉 메워졌다. 모두가 경찰들이었다. 모두들 그 전날 밤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재구성하려고 분투하는 중이었다. 집구석 어딘가에는 뭔가 살인자를 추리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있을 거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볼티모어 경찰 탐정인 존슨은 줄자를 꺼내어 길게 늘렸다. 그리고 한쪽끝을 곁에 있는 경찰에게 맡겼다. 그 경찰은 웨너의 발끝에 한 끝을 대었다. 존슨은 웨너의 머리끝까지 줄자를 늘렸다.

"남쪽 벽에서 78인치군." 존슨이 말했다.

그는 다시 줄자를 말았다. 그가 알 수 있는건, 그 희생자는 이 전날 밤에 죽었다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죽은 후 그의 몸은 어디론가 움직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살인자는 그전의 살인사건 만큼이나 미스테리였다. 역시 출입한 흔적이 없었고, 희생자의 간이 없었다.

존슨은 막 집 안으로 들어오는 콜튼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 젊은 FBI 요원은 스트레스를 받고있었고, 좌절한 듯 보였다.

"24시간 내에 간 이식수술용으로 간이 들어온 병원이 있나 알아봅시다." 콜튼은 명령했다.

"아마도 살인범은 장기 이식이 급하게 필요한 사람들에게 간을 파는 것 같소."

존슨은 그 이론에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콜튼 자체에 대해 별로 느낌이 좋지 않았다.

"말도 안돼요," 그는 참을성 없이 외쳤다. "장난치는거요?"

"지금 당장은, 나는 어떤 이론이라도 실행할 생각이오!" 콜튼은 그의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조금이라도 논리적인 면이 있다면 말이요."

콜튼은 스컬리와 멀더가 집 안으로 들어오자 한층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콜튼은 그들이 있는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미안하지만, 대나." 콜튼이 말했다.

"난 연구팀의 멤버들만 이 안에 들어왔으면 해."

"무슨 소립니까, 콜튼요원?" 멀더가 부드럽게 물었다.

"당신 지금 내가 당신 사건을 해결해 버릴까봐 겁이 나는거요?"

멀더는 시체가 있는 쪽을 향해 걸어갔다. 콜튼은 멀더에게로 걸어가 그의 팔을 움켜쥐었다. 멀더는 침착을 유지했지만, 콜튼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다는 눈빛으로 콜튼을 쳐다보았다. 콜튼은 그 순간 멀더의 팔을 놓았으나 아직도 멀더의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스컬리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탐, 우리는 이번 사건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

그는 탐에게 말했다.

콜튼이나 멀더 중 그 어느 한 사람도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차가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스컬리는 그가 그 분위기를 깨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불행하게도 콜튼은 멀더 못지않게 고집이 셌다.

스컬리는 콜튼을 공격해야만 했다. 그가 신경을 쓰고 있는 오직 한가지---그의 출세와 성공이었다.

"탐" 스컬리는 단호하게 말했다. "다른 FBI 요원의 연구를 방해했다는 레포트는 아마 너의 출세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거야."

콜튼의 눈은 스컬리에게 사납게 박혔다. 스컬리는 그들의 우정이 이미 끝났다는걸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멀더에게 범죄현장을 조사할 수 있도록 길을 비켜주었다. 그리고 스컬리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의 목소리는 나직했고 사나웠다. "말해봐, 대나." 그가 말했다.

"넌 도대체 누구 편이야?"

"희생자 편이지." 스컬리가 대답했다.

스컬리는 콜튼의 곁을 지나 경찰이 얼마나 뭔가를 알아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쪽으로 향했다.

방의 한구석에서 멀더는 경찰이 줄자로 치수들을 재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비교적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멀더는 그들이 일을 하고 있는 한 가운데 있는 시체를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웨너는 얼굴에 견디기 힘든 고통의 표정을 역력히 보인 채 죽어 있었다. 멀더는 웨너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그는 여기 있는 이 사람들 중 누구보다도 평범한 사람이었을 것이었을 것이다. 전혀 죽을 만할 일을 하지 않은...그런 사람이었을 것이다.

멀더는 존슨이 웨너의 손에서 벽난로까지의 거리를 재고 있는걸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멀더는 뭔가 존슨 탐정이 놓친 것을 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벽난로 바닥에 먼지 비슷한게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어디서 많이 본듯한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모양이 있었다.

"벽난로로부터 65인치야." 존슨이 지루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줄자를 다시 접은 후 노트에 그 치수를 적었다.

멀더는 벽난로 쪽 으로 걸어가서 무릅을 꿇고 그 자국을 조사했다. 선명한 자국은 아니었으나 그가 알고 있는 다른 자국들과 확실히 같은 것이라는건 알수 있었다. 멀더는 그 위의 선반에서 뭔가 또 다른 먼지더미를 발견했다.

'이상하군..' 그는 생각했다. 그는 그 선반을 들여다보았다. 어쩌면 웨너의 선반은 이렇게 아무것도 없진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했다. 선반 한 중간에 완벽하게 깨끗한---먼지 자국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동그란 자국이 있었다.

'뭔가 물건이 여기 놓여 있었어.' 멀더는 그 물건이 아주 최근에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컬리가 그에게로 다가왔을 때 멀더는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희생자는 토마스 웨너에요." 스컬리가 레포트를 읽었다.

"독신이고, 52살이고...."

"툼즈에요." 멀더가 그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툼즈가 이 선반에서 뭔가를 가져갔어요."

**********************

Chapter TEN

멀더는 볼티모어 경찰 본부의 지하실에 있는 사진 기계 앞에 앉아 있었다. 필름틀이 그 옆의 기계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멀더의 눈은 컴퓨터 화면을 번개처럼 훑고 지나간 오래된 사진들과 문서들에 못 박혀 있었다.

그는 기계의 버튼을 눌러 멈추었다. 화면은 뭔가 오래된 문서 하나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첫째줄에는 이렇게 써있었다.

'1903년 인구조사.'

멀더는 그 인구조사를 보면 그 당시 볼티모어에 누가 살고 있었는가에 대해 알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멀더는 화면에서 몇장을 뒤로 넘겼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오래된 글씨로 씌여진 이름을 찾았다.

"유진 빅터 툼즈" 멀더는 의자에 앉아서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결국 퍼즐의 한조각이 맞추어진 것이다.

멀더의 뒤로 문이 열리고 손에 메모장을 든 스컬리가 들어왔다.

"볼티모어 경찰이 툼즈의 아파트에 갔었어요." 그는 말을 이었다.

"그 주소는 가짜였어요. 거기에는 아무도 산적이 없대요. 그리고 툼즈는 우리의 그 체포 이후로 한 번도 직장에 나타난적이 없어요."

"그를 찾았어요." 멀더가 말했다.

스컬리는 그의 파트너를 의아스럽게 쳐다보았다.

"우리가 어떻게 현재를 아는지 알아요?" 멀더가 물었다. "과거를 통해 아는거죠., 여기서 모든게 시작된겁니다. 1903년 엑세스터 거리." 멀더는 화면을 가르켰다.

스컬리는 인구조사표를 소리내어 읽기 시작했다.

"유진 빅터 툼즈, 생년월일: 알수없음, 주소:매릴랜드 볼티모어, 엑세스터 거리,아파트 66동 103호., 직업: 개 훈련"

'지금의 툼즈 랑 비슷한 직업을 가졌군.'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자, 이제 1903년의 첫 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봐요."

멀더의 말에 스컬리는 X-파일을 열고 그 안의 1903년의 레포트를 보았다. "희생자의 주소." 그는 계속해서 읽었다.

"엑세스터 거리 아파트 66동 203호."

스컬리의 파란 눈동자는 멀더가 무엇을 뒤붸고 있었는지를 알게되자 크게 떠졌다.

"자기 위층에 사는 사람을 죽였군요!"

"아마도 그 이웃이 라디오를 너무 크게 들었나보죠." 멀더가 말했다.

스컬리는 그의 농담을 무시했다.

"이 유진 툼즈는 지금 툼즈의 증조 할아버지쯤 되는가봐요." 스컬리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럼 이 지문들은 어떻게 되는거죠?" 멀더가 물었다.

"스컬리, 모든 지문은 독특하다는걸 기억해요. X-파일에 있는 모든 지문들은 모두 일치해요."

"유전학적으로 그 비슷한 패턴을 설명할수 있을거에요." 스컬리가 빠르게 말했다. 멀더는 동의 하는건지 안 하는건지, 어깨를 으쓱 했다.

"그리고 유전학적으로 반 사회적인 행동들도 설명할수 있어요."

스컬리가 말을 이었다. 그는 이 이상한 일치에 대한 보다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설명을 찾으려고 시도했다.

"어떻게요?" 멀더가 물었다.

스컬리는 그가 의대생일 때 공부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한 가족이 반사회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자녀들은 반 사회적인 정서를 가지게 돼죠." 스컬리가 설명했다.

"작은 살인범들이군." 멀더가 해석했다.

"범죄자들이죠." 스컬리가 동의했다. "대부분의 폭력적인 아이들은, 어떤 통계에서든지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들은 아니죠, 그리고 만약 그 자녀들이 또 자녀들을 낳는다면....."

멀더는 얼빠진 표정으로 스컬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그래서...결국은 어떻게 되는거죠?"

"......멀더는 어떻게 생각해요?" 스컬리가 물었다. 그는 멀더에게 뭔가 이성적인 것을 확신시키려고 할 때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좌절한 기분이 되었다.

"내 생각엔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일단 유진 툼즈가 살아온 길을 밟는거에요." 멀더가 대답했다.

"올해 이미 4명의 희생자가 생겼고, 마지막 1명이 남았어요. 만약에 지금 당장 그를 잡지 못하면, 그를 잡을 다음 기회는 아마..."

"2023년이군요." 스컬리가 계산했다.

"그리고 그때 아마 스컬리는 FBI 국장쯤 되어있을걸요."

멀더는 빼놓지 않고 덧붙였다.

"그래서 내 생각엔, 일단 인구조사표부터 조사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나는 이飁부터의 결혼, 생일, 죽은 날짜 등 등을 찾아 봐야겠어요 그리고,...."

멀더는 화면에 나타난 수억개의 통계를 보았다, 그리고 자기가 하려는 일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커다란 일인지를 깨닫고는 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요?" 스컬리가 물었다.

"혹시 멀미약 가진거 없어요?" 멀더가 약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다시 괴로운 표정으로 한 번 통계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이 자료를 보고 있자니, 멀미가 날 것 같은데요."

스컬리는 멀더를 보며 한 번 미소를 짓고는 다른 사진기계를 찾으러 나갔다. 멀더는 조그만 상자를 열고 다른 필름을 꺼내었다. 그리고 참을성있게 기계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넥타이를 헐렁하게 푸르고, 소매를 걷고, 그가 뭔가를 읽을 때만 쓰는 안경을 썼다.

아마도 아주 길고도 긴 아침이 될 것 같았다.

멀더와 스컬리는 볼티모어의 모든 정보를 샅샅히 뒤졌다.

그들의 화면에는 1904년....1909년...1912년.... 그 외의 모든 연도를 살폈다. 이 두 FBI 요원들은 수천명의 정보를 뒤졌다. 뭔가 유진 툼즈에 관한 어떤 자료라도 그들은 찾아내야만 했다.

몇 시간 후 멀더는 다시 의자에 주저앉아서 안경을 벗었다. 그는 지쳤고 또 지루했다. 그리고 이 정보탐색은 별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용기를 잃고 주저앉아 있을만한 여유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다시 끝없는 기록들을 보기 위해 기계 앞으로 다가갔다.

잠시후 스컬리가 와서 그의 옆에 앉았을 때야 그는 비로소 약간의 희망이 생기는걸 느꼈다.

"뭐 찾은거라도 있어요?" 멀더가 물었다.

스컬리는 멀더만큼이나 지친 표정이었다.

"아뇨." 스컬리가 대답했다. "아마도 유진 툼즈는 지상에서 아예 사라졌었나봐요. 당신은 뭔가 찾아낸거 있어요?"

"태어난 적도 없고, 결혼한적도 없고, 죽은적도 없어요." 멀더가 보고하듯 말했다.

"어쨌든, 볼티모어에서 태어나거나 결혼하거나 죽은건 아니군요, 그럼..." 스컬리가 덧붙였다.

멀더는 한숨을 쉬었다. 스컬리 말이 맞았다. 만약 툼즈가 한동안 이곳이 아닌 다른곳에서 살았다면 어떻게 해야할것인가, 어떻게 그를 잡아야 하는걸까?

"어쨌든 뭔가 찾기는 찾았어요." 스컬리가 말했다.

"뭔데요?" 멀더가 물엇다.

스컬리는 멀더에게 종이한장을 건네었다.

"1933년 포하탄 밀의 살인사건을 연구했던 사람의 현주소에요"

**********************

Chapter ELEVEN

스컬리와 멀더는 볼티모어의 린 에이커 은퇴요양소 안을 걷고 있었다. 몇 명이 TV앞에서 쇼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휠 체어에 앉아 있었다. 모두들 한 80살은 넘어 보였다. 이 빌딩전체가 노인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스컬리는 그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급히 시선을 옮겼다. 이런 곳은 스컬리를 가끔씩 슬프게 하곤 했기 때문이었다.

'과연 여기서 유진 툼즈를 찾는데 필요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 스컬리는 스스로에게 의문을 제기해 보았다.

안내원이 그들에게 돌아왔다. "방금 체크했습니다., 프랭크 브릭스 씨는 위층, 그의 방에 계십니다. 방 번호는 793호고요, 지금 두 분을 기다리고 계세요."

"고마워요." 스컬리가 말했다.

5분후, 스컬리와 멀더는 7층 복도, 브릭스의 방 문 앞에 서 있었다. 문은 약간 열려져 있었다. 멀더는 노크를 했다.

"들어와요." 전형적인 노인의 목소리가 대답했다.

스컬리는 작은 방으로 먼저 들어섰다. 방안에는 주황색 담요가 덮여진 더블 침대가 있었다. 그리고 램프하고, 시계가 길다란 장롱 옆에 놓여져 있었다. 벽에는 브릭스가 경찰이었다는 걸 입증시켜주는 듯한 각종 메달과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프랭크 브릭스는 창문 옆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한 85살 정도 되어 보인다고 스컬리는 생각했다.

그는 단정해 보이는 노란 셔츠를 입고 있었다. 스컬리는 이 은퇴한 형사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그는 하얀 머리칼과 하얀 콧수염을 가지고 있었고, 약간 꺾여져 있는 것 같은 코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금테 안경 뒤의 파란 눈동자는 아직까지도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브릭스는 그의 침대맡에 있는 두 의자를 가르키며 앉으라는 시늉을 해 보였다. 멀더와 스컬리는 의자에 앉았다.

"25년동안이나 당신들을 기다렸소." 브릭스가 말했다.

"예?" 스컬리가 물었다.

"내가 1968년에 일을 그만두었으니까," 브릭스가 설명했다.

"45년동안 경찰로 일한 다음에 말이오."

"1933년, 포하탄 밀의 살인사건에 대해서 뭔가 말해줄 수 있으세요?" 멀더가 물었다.

브릭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보안관이었소. " 그는 말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화제 자체가 말하기 어려운 듯 목소리가 작게 줄어들었다.

'60년이나 지났는데, 이 노인은 아직까지도 그 기억이 가슴아프게 남은 모양이야....' 스컬리가 생각했다.

브릭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그 둘에게 서랍을 열어달라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간단한 문장들을 사용했다. 긴 문장을 사용하기에는 숨이 찬 모양이었다.

"포하탄 밀 사건은 다른 것과는 많이 달랐었소." 그가 말했다.

"나는 그 전에도 수많은 살인사건을 접했지만, 항상 집에 돌아갈 수 있었소, 그리고 내 아이들과 잠깐 야구라도 할 시간이 있었고, 그리고 다시는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소. 아마 당신들도 경찰이라면, 경찰은 그렇게 집에 돌아가는 순간 완전히 모든 걸 잊어버리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을거요. 그렇지 않고선 아마 미쳐버릴테니까."

스컬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브릭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가끔 경찰 일을 하다보면, 집에 와서는 그 일에 대해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포하탄 밀에서 일어난 사건은 좀 달랐지." 브릭스가 말을 이었다. " 내가 방에 들어와도, 난 쉴 수가 없었소. 심장은 차가와 진 것 같았고, 손가락은 마비된 것 같았지. 난 느낄 수 있었소."

"뭐를요?" 멀더가 물었다.

스컬리는 노인이 눈물을 흘리는걸 애써 참고 있으며 설명을 계속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1945년에 말이야.:" 그가 계속했다.

"세계 2차대전이 갓 끝났을 때, 나는 나치 수용소에 대해 들었지. 그런데 그 순간 포하탄 밀 살인사건이 생각났단 말이오. 그리고 내가 쿠르트 사람들이나 보스니아 사람들을 TV에서 볼때마다... 그 사건이 생각나는 거였소."

"무슨 관련이라도 있나요?" 스컬리가 물었다.

노인은 한숨을 쉬었다.

"그 방에서 내가 본 것은...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온갖 잔인함과 끔찍함의 극치였소. 완전히 괴물이 아니고선 할 수 없는 행동이었소. 나는 그 괴물이 남기고 간 시체를 봤으니까."

브릭스는 그의 목소리에 감정이 격해지는 게 부끄러운 듯 다시 고개를 숙였다. 스컬리는 그에게 손을 얹었다.

"괜찮아요."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릭스는 숨을 깊게 한 번 들이쉰 후 계속했다.

"그게 바로 내가 당신들을 기다린 이유요. 그 괴물이 결코 그냥 사라져 버리지 않을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괴물이 다시 오기를 기다린거지." 그는 멀더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다시 살인을 했지요?"

"여태까지 총 4번입니다." 멀더가 대답했다.

브릭스는 침대 구석에 있는 트렁크를 가르켰다.

"저것 좀 꺼내 주겠소?"

멀더는 트렁크 안에서 마분지로된 상자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브릭스에게 건네었다. 이 은퇴한 경찰은 뚜껑을 열었고, 스컬리는 그 상자가 각종 파일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볼수 있었다.

브릭스는 상자 안에 있는 파일들을 흩었다.

"이게 내가 수집한 모든 증거요." 그는 두 FBI 요원들에게 말했다.

"공식적인것도 있고 비 공식적인것도 있어요. 한 번 보시오.:"

"비공식적인 것이요?" 스컬리가 상자 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브릭스는 손으로 입을 가린 후 기침을 했다.

"1963년에 5개의 살인사건이 같은 사람에 의해 일어난 것을 난 알고 있었소." 그가 말했다. "33년에 살인을 저질렀던 사람과 같은 사람이었소,. 하지만 보안관 정부에서는 나를 서류나 종이 따위나 펄럭거리고 있으라더군. 내가 너무 늙었다는거요. 그리고 그 사건에서 완전히 격리시켜버렸소. 하지만 난 그냥 혼자서라도 그 사건을 조사했었소. 그리고 난 언젠가는 누군가가 내가 연구하고 조사한 이 자료들을 유용하게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요."

스컬리는 박스안에서 유리병 하나를 꺼냈다. 그 안에는 새빨간 세포덩어리가, 아마도 부패방지를 위한 것인 듯 싶은 소독약 안에 담겨 있었다.

"제거된 간 인가요?" 그가 물었따.

브릭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살인현장에 남겨져 있더군, 알고 있겠지만, 그가 기념품으로 가져간 것은 간 뿐이 아니오."

"무슨 뜻이죠?" 멀더가 물었다.

"각각의 사건마다, 가족들은 희생자의 개인적인 물건이 하나씩 없어졌다고 했었소. 뭔가 조그만 물건을 말이오."

멀더의 눈이 스컬리와 마주쳤다. 스컬리는 둘다 웨너의 선반에서 없어진 그 물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월터의 사건에서는 빗이었고, 테일러의 사건에서는 커피잔이었소."

"유진 빅터 툼즈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적 없으십니까?" 멀더는 브릭스의 휠체어 옆에 다가가 몸을 낮추고 물었다.

노인은 순간 차갑게 굳었다. "...물론 알고 있소."

그는 다시 상자쪽으로 다가가서 커다란 파일하나를 꺼냈다.

"63년, 그 사람들이 내가 그 사건을 맡지 못하게 했을 때, 난 개인적으로 그 사건을 조사했었소." 그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이 사진들을 수집했소."

그는 흑백 사진들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중 하나를 멀더에게 내밀었다. "이 사진이요.:"

멀더는 아무런 말없이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스컬리에게 건네었다. "그게 30년전 툼즈의 모습이오." 브릭스가 덧붙였다.

모든 것이 사진 안에 있었다. 자동차, 상가창문... 모든 것이 낡아보였다. 오직 툼즈만 빼고 말이다. 브릭스는 그가 그의 차에서 나오자 마자 체포했다고 했다. 툼즈는 개 조련사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스컬리와 멀더가 아는 똑같은 머리 스타일과 똑같은 소년같은 인상을 하고 있었다.

툼즈가 63년과 정확히 똑같은 모습이라는걸 스컬리가 깨달았을 때 그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걸 느꼈다. 그는 나이를 먹고 있지 않았다.

멀더는 다른 사진 한 장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브릭스가 말했다. "툼즈가 살았던 아파트요. 그 위치가 어디였냐면..."

"엑세스터 거리 66동이죠?" 멀더가 말했다.

"맞았소." 브릭스가 반가운 듯 말했다. "바로 거기요."

멀더는 스컬리에게 그 사진을 내밀었고, 스컬리는 보다 자세히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그 사진은 커다란 벽돌 집을 보이고 있었다. 좁다란 거리에 있는 창고같이 낡은 집이었다. 그 옆에는 "피에르 파리스 앤 선" 이라는 이름이 써있는 표지판이 서 있었다.

스컬리는 이 빌딩이 한 세기는 전에 만들어 진 것이라는걸 깨달았다. 하지만 63년에도 그리 흉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멀더는 프랭크 브릭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그가 말했다. "정말로 커다란 도움이 되었습니다."

멀더는 스컬리에게 몸을 돌렸다.

"일단 엑세스터 거리 66동 부터 가봐야 할 것 같군요."

스컬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뭔가가 스컬리의 배를 꽉 잡아당기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들은 툼즈를 거의 잡아가고 있었다. 그는 그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찾을 그 툼즈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지는 것 도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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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TWELVE

스컬리의 손은 바퀴에 닿아 있었다. 그의 눈은 차앞의 자동차들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그들이 브릭스와 나누었던 대화들로 가득 차 있었다.

"프랭크 브릭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스컬리가 물었다.

스컬리는 볼티모어의 가장 오래된 구역으로 들어서는 중이었다. 그리고 브릭스가 준 사진에 있는 그 거리----엑세스터 거리 66동으로 들어섰다.

"브릭스가 은퇴한건 정말로 미국에 손해라고 생각해요." 멀더가 대답했다. "정말로 훌륭한 경찰이었어요."

"그의 이론 말이에요." 스컬리가 말했다. "툼즈가 괴물이며 인간으로써 상상할수도 없는 잔인한 괴물이라고 했잖아요."

멀더는 어깨를 으쓱했다.

"히틀러가 악마였던것처럼 툼즈도 악마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난 그가 악마나 괴물이라고 확신하지는 않아요, 툼즈는 오히려 동물에 가까워요, 살아남기 위해 죽이는거죠, 하지만 결국, 결론은 똑같아요. 그는 꼭 멈추어져야할 난폭한 살인자라는 거에요."

스컬리는 길이 좀 뚫리자 보다 빠르게 차를 몰았다.

이 부근에는 오피스 빌딩이나 상가 같은 것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거리는 창고와 낡은 공장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대부분이 버려진 듯 보였다.

"여기군요." 스컬리가 말했다.

엑세스터 거리는 좁고 어두웠다. 양쪽의 큰 빌딩들은 햇빛을 차단하고 있었다. 스컬리는 엑세스터 거리가 막다른 골목의 오솔길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66동 앞에 차를 주차했다.

"조용한 이웃들을 가졌군." 멀더가 관찰하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버려진 거겠죠." 스컬리가 정정했다.

빌딩의 한구석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었다. 거리는 온통 난잡한 잡동사니로 덮혀 있었다. 마치 오랫동안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은 듯 했다. 66동은 브릭스가 건네주었던 사진과 완전히 똑같았다. 스컬리는 두 큰 빌딩 사이에 있는 빨간 벽돌의 아파트를 기억해 냈다. 그리고 지금, 그 벽돌은 거의 부스러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표지판에는 거의 사라져 가는 글씨로 "피에르 파리스 앤 선."이라고 써 있었다.

그리고 오래된 낙서들이 벽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스컬리는 그 건물을 쳐다보았다. 만약 멀더와 브릭스가 맞다면 여기는 유진 빅터 툼즈가 1903년과 1963년에 살고 있었던 곳 일 것이다 여기, 아직까지도 그가 살고 있는걸까?

스컬리는 총을 쥐었다. 그리고 멀더를 따라 출입구로 향했다.

지금은 이제 모든 것을 알아 낼 시간이었다.

스컬리는 엑세스터 거리 66동 안으로 들어서서 그의 후레쉬를 켰다. 그 뒤에 있던 멀더도 똑같은 행동을 했다. 그들은 좁은 복도에 서 있었다. 먼지들이 후레쉬 빛에 비추어 반짝거렸다. 복도 안은 곰팡이 냄새와 썩은 냄새로 진동을 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 앞에서 스컬리와 멀더는 서로를 한 번씩 쳐다보았다. 필요하다면 그들은 위층도 점검해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먼저 지하실을 봐야 할 것 같았다. 스컬리가 먼저 내려갔다.

"103호에요." 약간 부서진 나무 문 앞에 서서 스컬리가 말했다.

그는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문은 쉽게 열어졌다. 역시 스컬리가 먼저 들어갔다. 발 밑의 바닥이 삐그덕거렸다.

그 장소는 그저 낡은 아파트일 뿐이었다. 창문은 널빤지로 에워싸여져 있었고, 약한 빛이 썩은 나무 틈새로 들어오고 있었다.

한쪽 구석에 쌓여있는 쓰레기를 제외하면 방안은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스컬리는 혐오스러운 얼굴을 숨길 수 없었다.

멀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이해한 얼굴이었다.

"그 노인의 말이 맞았어." 그가 말했다. "뭔가 느낄 수 있지요?"

과학적으로 단련된 스컬리에게는 평소 이런 느낌들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이것들--즉, 텅 빈방에 들어와서 뭔가 끔찍한 기분을 느낀다는 것들--은 그가 보통 때 믿어왔던 것들이 아니었다.

옛날의 그 사건현장의 그 분위기가 벽에서 그대로 묻어낫다. 그리고 공기중에도 끔찍한 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하지만 브릭스의 말은 옳았다. 어볖건, 뭔가 끔찍한 일이 여기서 일어났던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 여운이 이 방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건 스컬리가 지금 손에 총을 쥐고 있다는 사실만큼이나 확실했다.

스컬리는 후레쉬로 벽을 비추었다. 그는 물질적인 것에 의존하기로 했다. 그는 뭔가 만질 수 있고, 재판정에서 증거가 될 수 있을만한 뭔가 물질적인 증거가 필요했다.

스컬리는 벽돌 위에 페인트칠이 벗겨진 곳을 발견했다. 불결한 질그릇 깨진 것 같은 게 녹슬은 약통 밑에 떨어져 있었다. 얼룩진 매트리스 하나가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하지만 툼즈가 있는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확실히 이곳에 사람이 살지 않은지는 꽤 오래 된 듯 보였다.

"여긴 아무것도 없어요." 스컬리가 멀더에게 말했다. "가요."

하지만 멀더는 낡은 매트리스에 눈길을 주고있었다. 그는 매트리스를 벽에서 때어내고 손전등으로 비추어 보았다. 그는 매트리스를 땅에 떨어트렸다.

"이것 좀 봐요."

스컬리는 뭐가 그의 주의를 끌었는지 곧 알게 되었다. 그 매트리스에는 약 4피트 정도 되어 보이는 구멍이 하나 있었다.

'꽤 크군, 딱 한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야.' 스컬리는 생각했다.

그는 후레쉬를 비추어 보았다. 그리고 어둠속으로 이어진 사다리를 발견했다.

"거기 뭐가 있어요?" 멀더가 물었다.

"모르겠어요." 스컬리가 대답했다. 그는 총을 허리에 쑤셔박았다.

"알아봐야겠어요."

주저없이 스컬리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그 바람에 스컬리의 팬던트 목걸이가 살짝 흔들렸다. 멀더는 그를 따라 내려갔다.

사다리는 5계단 밖에 되지 않았다. 그들은 시커먼 장소에 있었다. 복도보다도 어두울 정도였다. 바닥에는 무거운 파이프들이 널려 있었고, 그들은 여기가 이 건물의 지하라는걸 확신 했다.

지하는 습기차고 싸늘했다. 그리고 아까 방에서 느꼈던 느낌은, 아까보다도 더 심하게 느껴졌다. 스컬리는 몸을 떨었다. 스컬리는 아직 브릭스의 의견을 확신하고 있지 않았지만, 그게 가장 알맞은 이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두 FBI 요원들은 지하실을 샅샅히 흩었다. 마침내 스컬리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없어요." 실망한 목소리로 스컬리가 말했다.

"그냥 낡은 지하실일 뿐이에요."

"저게 뭐죠?" 멀더가 뭔가를 후레쉬로 비추었다.

뭔가가 반짝 하고 후레쉬 빛에 반사되었다.

멀더는 그 빛나는 무언가 쪽으로 다가갔다.

"누가 창고에 있는 물건들 세일하나?"

나무로 된 선반위에는 각종 물건들이 놓여있었다. 담배, 커피컵, 라이터, 에나멜상자, 사탕접시, 지구모양이 새겨진 눈 털이개...

멀더는 몸을 굽혀서 그 물건들을 자세히 살폈다. 그는 라이터 하나를 집어 스컬리에게 보였다.

"웨너의 선반위에 있던 물건이랑 같은 모양이에요."

스컬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툼즈에 대해서 브릭스가 뭐라고 말했는지를 더 기억해내려고 했다.

"브릭스는 그가 기념품을 하나씩 가지고 갔다고 했지요."

"툼즈가 여기 살고 있을까요?" 멀더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아직도 몸을 굽힌 채로 석탄저장소에 빛을 비추었다. 빛은 멀리에까지 퍼졌다. 습기차고 얼룩덜룩한 벽이었다.

"벽이 엉망인데요?"

"아니에요." 멀더가 말했다.

"누군가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

스컬리가 그가 한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멀더는 벽을 체크하러 갔다. 그리고 잠시후 스컬리는 멀더 옆으로 다가섰다.

멀더의 말이 맞았다. 그는 누군가가 벽에 석고 비슷한것들을 발라 놓은 것을 보았다. 신문지와 기름묻은 넝마들이 한꺼번에 붙어 있었다. 바닥부터 벽까지 그것들은 온통 덕지덕지 붙어 있었던 것이다.

"둥지로군," 멀더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온통 흥미로 가득차 있었다. 스컬리는 그 둥지에서 뭔가 연녹색의 물질이 스며나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구석에 작은 구멍이 있었다.

"봐요," 스컬리가 말했다. "여기 틈이 있어요. 뭔가 안에 있는 것 같지 않아요?"

그의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멀더는 조심스럽게 구멍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스컬리도 똑같이 하려고 했으나, 그 순간 스컬리는 그 스며나오던 물질이 뭐였는지를 깨달았다.

"멀더!.... 맙소사."

스컬리는 입을 막으려고는 하지 않았지만 토할 것 같은 느낌은 참을 수 없었다.

"마치....마치....담즙 같은 냄새가 나요. 여기다가 툼즈가 희생자의 간을 보관하는 것 같아요."

"윽..." 멀더가 말했다. 멀더 역시 토할 것 같은 목소리였다.

"스컬리, 혹시 내가 이성을 잃기 전에, 손가락에 있는 이걸 최대한 빠르게 닦아버릴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스컬리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멀더는 황급히 바닥에 손가락을 문질렀다.

그리고 다시 둥지를 살펴보러 일어섰다.

"여긴 툼즈가 사는 곳은 아닌 것 같아요." 그가 판단했다.

그의 머릿속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엇다.

"여긴, 아무래도 툼즈의 은신처 같아요."

"은신처라고요?" 스컬리가 되물었다.

"한번 들어봐요." 멀더가 말했다. "만약에 어떤 유전학적인 변형이 일어나서 어떤 사람이 30년에 한 번씩 깨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일 있어요?"

"멀더." 스컬리가 말했다. 이번에도 멀더는 확실히 이성적인 이론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마 그 말을 하는 멀더 자신도 믿지 않을거라고 스컬리는 생각했다.

하지만 멀더는 그의 생각을 멈추기엔 너무 흥분해 있었다.

"만약 5개의 간을 먹어야지 30년 동안 잠을 잘 수 있다면?"

그는 계속했다. "만약, 그 간 속에 뭔가 우리가 모르는 성분이 있어서 그의 세포를 늙지 않게 할 수 있는거라면, 만약에 툼즈가 20세기에 유전학적으로 변형된 사람이라면 어쩌겠어요?"

스컬리는 약 5초동안 그대로 생각을 해보았지만, 곧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기념품들과 둥지는 너무 으스스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아직 그렇게 이상한 이론들에 짜 맞추기에는 증거가 부족했다. 어쨌든 지금이 싸울 시간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와 멀더는 그 외에도 심각한 이야깃거리들이 많았다.

"어쨌건간에." 스컬리가 말했다.

"툼즈는 여기 없지만, 곧 돌아올 거에요."

멀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감시 팀을 요청해야 겠어요."

스컬리는 그에게 약간 꼬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지원팀을 요청하는 게 쉬운일이 아닐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콜튼은 처음부터 X-파일이 발전되는걸 바라지 둽았다. 그리고 만약 스컬리가 지원을 요청한다면 분명히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약간의 속임수를 써야 할텐데.." 스컬리가 말했다.

"그럼 여기서 내가 감시하죠, " 멀더가 말했다.

"내려가서 한 번 속임수를 써 봐요."

스컬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할수 있는데까지는 해 봐야 할 것 같았다.

두 FBI요원은 석탄창고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엔 멀더가 앞섰다. 그때였다. 스컬리가 숨을 헉, 하고 몰아쉬며 걸음을 멈추었다.

"잠깐만!" 그가 멀더를 불렀다. "나..."

멀더는 몸을 훽 돌렸다.

"왜 그래요?"

"어딘가에 걸린 것 같아요." 스컬리가 대답했다. 스컬리는 몸을 약간 틀었다. 갑자기 스컬리는 걸렸던 뭔가가 사라진걸 느꼈다.

"이제 됐어요." 스컬리는 멀더를 따라 석탄창고를 나왔다.

석탄창고의 지붕은 파이프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만약 스컬리가 바로 자신의 윗 부분을 후레쉬로 비추었다면, 아마 그는 뭔가가 파이프 사이에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스컬리의 목걸이를 손에 쥐고 있는 손을 말이다.

만약에 스컬리가 보다 강하게 빛을 비추었더라면, 아마 그는 유진툼즈의 불같이 새빨간 눈동자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항상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은 지금 두 FBI요원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는 스컬리의 목걸이를 꽉 쥐었다. 마지막 희생자의 기념품이었다.

방금 그는 5번째 희생자를 찾은 것이었다.

******************

Chapter THIRTEEN

멀더는 엑세스터 거리 66동으로부터 맞은편에 차를 주차하고 앉아있었다. 낮에도 이 건물은 뭔가 으스스해 보였지만, 어두워지기 시작하다 오히려 더 했다.

멀더는 그의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서 손수건을 꺼냈다. 그리고 손가락을 세 번이나 닦았다. 그는 그게 멍청한 짓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아직도 툼즈의 둥지에서 담즙을 만졌을 때의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었다. 멀더는 툼즈가 평범한 사람은 결코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툼즈의 악령이 그가 만진 모든 것들에 깃들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멀더는 차속에서 쉴새없이 몸을 움직여 댔다. 그는 인내심 있게 행동하려고 했다. 기다린다는 건 그의 직업으로썬 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말 멀더는 기다리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멀더의 차안으로 양복을 입은 두 사람이 들어왔을 때 멀더의 눈은 번쩍 떠졌다. 멀더는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둘은 강력게에서 지원된 케네디 요원과, 크레이머 요원이었다.

멀더는 그의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거의 시간이 됐군요."

크레이머는 그의 벗겨진 머리를 문질렀다.

"지금 우리가 찾아야 하는 사람이 누구요?" 그가 물었다.

멀더는 체포 리포트를 그에게 건네고 툼즈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는 무장하진 않았지만, 그가 위험하다는 걸 늘 생각해야해요."

두 요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약간 뚱뚱했고, 둘 다 자신 있어 보였고, 멀더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다.

"스컬리와 나는 툼즈가 나타나지 않으면 8시간 내로 다시 올겁니다."

멀더가 말했다. "여기로요."

"알았소." 케네디가 말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도깨비 군."

두 요원은 크게 웃었다. 멀더는 잠시 주저했지만 반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들이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었다. 이름 따위는 그에게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에게 방해가 되는 것은, 유진 툼즈는 분명히 다시 살인을 할거라는 사실이었다.

볼티모어 본부의 조그만 오피스에서 스컬리는 자신의 시계를 쳐다보았다. 저녁 6시 반을 가르키고 있었다. 그리고 현장에서 멀더를 만나기까지는 2시간이나 남아있었다. 스컬리는 잠시 집에 있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면, 좀 기분이 나아질거라고 생각했다. 스컬리는 자신이 매우 더러워졌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툼즈의 석탄창고에 있던 공기는 아직까지도 스컬리에게 묻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스컬리가 가방속에 자신의 물건을 다 넣었을 때 갑자기 오피스 문이 열리며 콜튼이 들어왔다. 그는 유리가 바르르 떨릴 정도로 문을 세게 쾅 닫았다. 스컬리는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콜튼은 뭔가에 엄청나게 화가 나 있었다. 그는 항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데 소질이 없었다. 콜튼은 손에 들고 있던 종이 한 장을 책상에 집어던졌다.

"할 얘기가 있어." 콜튼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스컬리는 콜튼이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스컬리가 하려는 일중 가장 마지막에 하고 싶은 일에 콜튼과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나 지금 바쁜데." 스컬리가 말했다. "난 멀더를 만나러 가야 돼."

"그게 지금 내가 말하려던 얘기야." 콜튼이 고집했다.

그는 책상에 기댄 채 손으로 책상을 탕 하고 쳤다.

"지금 너는 10년도 넘게 버려진 건물 앞에 우리 요원을 두명씩이나 앉혀놓고 있어." 그는 말했다.

"어쨌든, 너의 연구에는 방해가 안되잖아." 스컬리가 조용히 말했다.

콜튼은 눈을 부릅떴다. "처음에 내가 너랑 점심을 먹었을 땐, 난 정말 너랑 같이 일하고 싶었어. 너는 훌륭한 FBI 요원이었으니까, 대나. 하지만 지금 네가 멀더한데 세뇌당한 것을 보면. 절대 그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스컬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그는 콜튼의 말을 충분히 다 들었다. 콜튼은 지금 심술난 3살짜리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스컬리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오피스를 나갔다.

하지만 콜튼이 뒤에 대고 한말은 스컬리의 걸음을 막아섰다.

"거기 가도 소용 없을걸. 그 두명한테 철수하라고 했거든."

스컬리는 콜튼쪽을 향해서 몸을 돌렸다. 스컬리는 점점 스컬리가 정말 화났을때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어떻게 네가 감히 그런 짓을 할 수 있지?"

콜튼은 약간 거만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물론, 나는 그런짓을 할 수 없지, 하지만 풀러 국장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 특히 내가 풀러 국장한테 FBI요원을 아무데나 낭비하는 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뭐라고 말했을 땐 말이지."

스컬리는 전화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콜튼은 먼저 수화기를 집었다.

"내가 수화기를 집어줄게." 그는 과장된 몸짓으로 친절을 베푸는 척 했다. "내가 멀더한테 전화해서 알려주지."

스컬리는 콜튼이 다이얼을 돌리자 노여움에 몸을 떨었다.

그들은 거의 툼즈를 잡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콜튼, 자만으로 똘똘뭉친 야심덩어리가 지금 모든 걸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짓도 승진을 위해서 필요한 건가 보지?" 스컬리가 사납지만 낮은 목소리로 비꼬았다.

"그럼, 최고의 자리의 앉기 위해서 꼭 필요하지." 콜튼도 대꾸했다.

"그럼, 이제 네가 떨어져서 땅에 얼굴을 박을때까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군." 스컬리가 콜튼에게 말했다.

콜튼은 스컬리가 난폭하게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멀더와 스컬리를 이번 연구에서 손을 떼게 하고 싶었다. 그는 멀더의 자동응답기가 켜지는 것을 들었다.

"폭스 멀더입니다." 녹음된 목소리가 말했다.

"지금은 부재중이니,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좋지.' 콜튼은 생각했다.

'너한테 그 두명이 도로 철수했다고 말해주는 메시지쯤이야 얼마든지 남겨줄 수 있지.'

스컬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스컬리는 마치 꽉 막힌 벽 앞에서 어디 빠져나갈 구멍이 없나 찾는 사람처럼 이 사건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는 다시 브릭스를 생각했다. 그리고 브릭스가 자신은 집에가서 모든걸 잊어버리고 편히 쉬고 했다고 말했던 게 생각이 났다. 그는 만약에 경찰이 일하는 도중에 미치지 않으려면, 집에 가서는 모든 걸 잊고 푹 쉬어야만 한다고 했었다.

스컬리는 그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가 살고 있는 낡았지만 아직도 아름다운 아파트 빌딩을 봤을 때, 대부분, 스컬리는 일에서의 모든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곤 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밤은, 도저히 그럴 수 없을 것 같았다. 이 사건은 하루의 단 1초도 빼 놓지 않고 스컬리의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다.

스컬리는 자신의 아파트 앞에 주차를 하고 입구의 불을 켰다. 스컬리가 알지 못했던 것은, 이 사건은 정말로, 집까지 그를 따라 왔다는 것이었다.

유진 툼즈는 스컬리의 차 앞에 주차되어 있는 차 뒤에 숨어 스컬리의 모든 행동을 빼 놓지 않고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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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FOURTEEN

어두움이 도시를 감쌌다. 늘 꽉 막히는 퇴근시간도 거의 다 끝나가고 상가주변의 도로도 텅 비어갔다.

멀더는 엑세스터 거리 66동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멀더는 하루종일 한 번도 쉬지 못했다. 먹거나 잘 수도 없었고, 오피스에서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2시간동안 다른 두 FBI요원들에게 일을 맡겨 놓기는 했지만 그는 결코 멀리 갈 수가 없었다. 그들이 툼즈의 둥지를 발견하기까지, 그리고 거의 다 잡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는 엑세스터 거리로 들어와서 66동 앞에 주차했다. 이 거리에는 가로등조차 없었다. 그리고 커다란 건물의 그림자만 달빛을 막으며 서 있을 뿐이었다. 길가의 배수구에서 연기가 났다. 이 거리는 낮에 본 것보다 더욱더 을씨년스럽게 보였다.

'이 거리에는 그래도 누군가 살고있잖아.' 멀더는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는 시계를 보았다. 케네디와 크레이머는 건물을 지키며 아직도 여기 있을 것이다. 멀더는 차에서 나와서 텅빈 거리를 쭉 훑어보았다.

하지만 두 요원은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의 차조차도 없었다.

"어디 있어요?" 그는 크게 물어보았다.

"크레이머, 케네디!"

대답이 없었다.

"스컬리!" 그가 소리질렀다. "여기 있어요?"

다시 정적만이 그의 물음에 대답을 했다.

멀더는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가 잘못되어 있었다. 아주 많이 잘못되어 있었다.

그는 유진툼즈가 살던 건물로 뛰어갔다.

 

스컬리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왔다. 스컬리가 이 아파트로 이사를 온건 졸업한지 얼마 안되어서였다. 그리고 스컬리는 이 집을 완벽한 장소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었다. 바람이 잘 통하는 방은 따뜻하고 밝은 색깔로 꾸며져 있었고, 모든 것이 깨끗하고 세련되고, 제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오늘밤 스컬리는 자신의 아파트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빠르고 화난 동작으로 스컬리는 코트를 벗어 걸고 신발을 벗어서 발로 차버렸다. 스컬리는 아직도 콜튼이 한 짓에 대해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가 멀더에게 뭐라고 말했을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멀더가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하는 것도 궁금해졌다.

스컬리는 찬물을 한잔 가득 따라 마시고 무선 전화기를 집었다.

멀더의 번호를 눌렀을 때 멀더의 자동응답기가 켜지자 한숨을 눌렀다. 왜 항상 멀더는 자기가 필요할때마다 집에 없는거지?

"멀더." 스컬리는 메시지를 남기기 시작했다.

"아마 콜튼한테 얘기 듣고 나간 것 같군요. 나는 콜튼한테 고소를 제기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난 지금 화나서 펄펄 끓고 있다구요. 들어와서 전화해요. 그럼.."

스컬리는 전화를 끊고, 목욕을 하러 화장실로 갔다. 스컬리는 네 개의 발이 달린 자신의 목욕통을 좋아했다. 그리고 화장실 벽에 걸린 여러 색깔의 수건들도 좋아했다. 비누와 수세미들을 놓은 작은 선반도 좋아했다. 낮에는 작은 창문에서 빛이 들어왔고, 밤에는 밝은 색의 등과 타일이 목욕실을 아늑하게 느껴지게 했다.

스컬리는 뜨거운 물과 찬물을 틀고 온도를 조절했다. 스컬리는 멀더가 들어와서 전화를 하기를 바랬다. 멀더와 통화하기 전까지는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콜튼 그 자식을 어떻게 처리할까부터 시작해서, 툼즈를 어떻게 잡아야 할 것 인가까지를 의논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컬리는 머리에 핀을 찝으려는 순간, 자신의 빗이 가방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가방은 침실에 있었다. 스컬리는 빗을 가지러 침실로 갔다.

스컬리의 화장실 창문으로 한 남자의 몸이 밀려들어온 것을 스컬리가 못 본 이유는 그것 때문이었다.

멀더는 엑세스터 거리 66동의 다 부서져 나간 문을 밀었다. 그는 도저히 여기서 건물을 지키고 있어야 했을 그 두 FBI요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멀더는 툼즈가 이 건물에서 한 번 살인을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는 후레쉬를 켜고 버려진 복도를 내려가 103호 앞에서 멈추었다.

문은 아직도 열려 있었다.

멀더가 텅 빈 아파트 안으로 들어서자 그의 심장은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여기에 그 악마가 살고 있는지 아닌지 조차 알지 못했다. 그는 한 번 숨을 깊게 들이쉰 후 그 굴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툼즈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멀더는 그가 할 수 있는 만큼 빠르게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그게 유진 툼즈를 직통으로 맞닥트리는 일이라 해도 말이다. 낡은 매트는 스컬리와 자신이 놔 둔 그대로 놓여져 있었다. 그는 한손으로 후레쉬를 들고 다른 한손에는 총을 들고 천천히 사다리를 밟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석탄창고에까지 들어갔다.

그는 어두운 공간에 후레쉬를 비추었다. 지하실은 전혀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멀더는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멀더는 그가 돌아왔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심장이 다시 팔딱 거리기 시작했다. 멀더는 지하실을 가로질러 나무 상자 앞까지 갔다. 툼즈의 기념품들이 멀더의 후레쉬 빛을 반사해냈다. 멀더는 웨너의 라이터와 아까 보았던 담배를 발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새로운 기념품이 있었다. 그 기념품은 멀더의 혈관에 얼음물을 흘러가게 했다. 그것은 스컬리의 목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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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FIFTEEN

스컬리는 침실에 서 있었다. 그는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고 있었다. 머리에는 목욕을 하려고 꽂아두었던 핀들이 아직도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스컬리는 거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게 아니었다. 아직도 스컬리는 툼즈를 놓친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스컬리를 매우 불안하게 했다.

'멀더는 괜찮을까?' 그는 생각했다.

'툼즈는 정말 30년에 한 번씩 깨어나는 돌연변이체의 일종일까? 그리고 사람들을 죽이고 그 간을 먹음으로써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걸까? 정말 20세기가 시작됐을 때부터 살아있었을까? 아니면 그 전부터인가?"

스컬리는 거울 속의 자신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유진 빅터 툼즈의 의료증명서가 평균과 비슷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땐,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단지 아주 위험한 사람이지...

스컬리는 자신의 시계를 쳐다보았다. 스컬리가 목욕을 하는동안 아마도 멀더는 전화를 할테고, 멀더가 전화를 하건 안하건, 목욕한후에 스컬리는 엑세스터 거리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멀더가 아직도 전화의 메시지를 못 들었다면, 아마도 멀더는 거기서 스컬리를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만약에 그 FBI 둘이 철수했고, 더 이상 지원을 기다릴 수 없다면 아마 멀더와 자신이 대신 지켜야 할 테니까 말이다. 스컬리는 콜튼이 자신들을 계속 방해하게 놔두지 않을 참이었다.

스컬리는 물을 잠가야 할 때쯤 다시 화장실로 돌아왔다.

목욕통의 물은 거의 가득 차 있었다. 스컬리는 선반에서 파란색 투명한 병을 꺼내서 거기 있는 색소를 뿌렸다. 화장실에는 익숙한 로즈메리 냄새로 가득 찼다.

스컬리는 셔츠의 단추를 끄르다가 문득 목욕가운을 침실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확실히 이번 사건은 그를 혼란시키고 있다고 스컬리는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다시 침실로 향했다.

그리고 그때가 바로 스컬리가 뭔가를 느꼈을 때였다. 뭔가가 축축한 게 그의 손목에 떨어져 있었다. 스컬리는 밝은 곳으로 손목을 가져가서 자세히 보았다. 연녹색의 액체 두 방울이 떨어져 있었다.

'말도 안돼.' 스컬리는 생각했다. 아까 물에 푼 색소는 분명히 파란 색이었다. 그리고, 다른 것은 뿌린 기억이 없었다. 스컬리는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이 건물은 낡은 건물이었다. 아마도 천장에서 뭔가 새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스컬리는 천장을 쳐다보다가 공포로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스컬리의 손목 바로 위에는 환기구가 있었다. 그리고 환기구 한쪽 구석에 연녹색의 액체가 있었다.

'아냐..' 스컬리는 생각했다. 그는 물밀 듯이 밀려오는 공포와 싸웠다. 그러면서도 그는 손을 코에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아보았다. 그 냄새가 뭔지 인식하는 순간 스컬리는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갑자기 스컬리는 자신이 혼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아파트에 얼마나 숨을 곳이 많은지도, 특히나 파이프나 환기구 안으로 자신을 밀어넣을수 있는 사람에게는 말이다.

스컬리는 연녹색 물체를 만졌다. 그는 확실하게 사실을 알아야만 했다. 그리고 확실하다는걸 깨달았다. 절대 착각이 아니었다. 사람의 담즙이었다.

"맙소사....." 스컬리는 작게 중얼거렸다.

멀더는 자신의 차 안에 앉아서 멀리 보이는 신호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손을 머리에 얹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20분동안이나 그는 제자리에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이렇게 차가 막히다니......

멀더가 생각할수 있는것이라곤, 엑세스터거리 66동에서 찾은 물건이었다. 툼즈가 스컬리의 목걸리를 가지고 있다.... 툼즈가 스컬리의 목걸이를 가지고 있다니..... 그 말은 오직 한가지로 밖에 해석될 수 없었다. 즉, 스컬리가 툼즈의 다섯 번째 희생자라는 뜻이었다.

멀더는 그의 전화를 들어 스컬리의 번호를 눌렀다. 그는 엑세스터 거리로부터 이쪽으로 오면서 거의 20번 가까이 스컬리의 전화를 눌렀던 것이다. 다시 스컬리의 전화는 벨만 울릴 뿐 받는 이가 없었다.

멀더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스컬리의 아파트에는 자동응답기가 있었다. 만약에 스컬리가 집에 없었다면 자동응답기가 켜졌어야 정상이었다.

"제발, 스컬리.." 그는 중얼거렸다. "전화 좀 받으라구요!"

하지만 멀더가 들을수 있는거라곤 끝없이 울리는 벨 소리 뿐이었다. 이 사실은 스컬리의 목걸이를 툼즈의 나무상자에서 보았을 때보다 더욱 멀더를 두렵게 했다.

앞에 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멀더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시 스컬리한테 전화거는 것을 시도해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전화를 집어던지고 엑셀을 힘껏 밟았다. 그는 자신이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랬다. 그리고 뭔가 아주 훌륭하고 순수한 다른 이유 때문에 스컬리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기를 빌었다.

하지만 사실, 스컬리가 전화를 받고 있지 않은 이유는, 절대 순수하거나 훌륭한게 아니었다. 스컬리의 전화는 한 번도 울린적이 없었다. 누군가가 스컬리의 전화선을 끊어 놓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전화를 받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스컬리의 모든 근육은 공포로 얼어버렸다.

나는 지금 툼즈와 같이 아파트에 혼자 있다.... 스컬리의 심장은 혈관을 따라 심한공포로 쿵쾅거렸다. 툼즈는 나를 사냥하고 있다.....

스컬리는 먼저 깊이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어느 정도 공포가 가시고, 익숙한 긴장이 감돌았다.

스컬리는 침실로 뛰어갔다. 총... 그는 총을 찾아야 했다.

스컬리는 방안에 불 하나만 켜 놓았었다. 바로 침대 옆에 있는 등이었다. 그 외의 부분은 어두웠다. 툼즈는 어디에 있는지 알수 없었다. 장농, 침대밑, 그림자 뒤에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제발.... 그는 생각했다. 제발 여기에만은 없어라....

스컬리는 자신의 책상으로 뛰어갔다. 책상은 방안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 있었다. 스컬리는 서랍을 뒤졌다. 종이....노트북 컴퓨터.... 클립통.... 하지만 총은 없었다.

스컬리는 침착하게 생각하려 애썼다. 총을 어디에 두었더라... 스컬리는 자신이 일하다가 총을 집으로 가져왔던 것까지 기억이 났다.

가방.... 그래 거기에 있어... 총은 가방 안에 있었고, 가방은 침대 위에 있었다.

스컬리는 다시 방을 가로질러 가방쪽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가방을 열고 뒤졌다. 그의 손가락이 익숙한 방아쇠에 닿았을때야 그는 좀 불안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스컬리가 사냥꾼이었다.

스컬리는 총을 양손으로 쥐고 앞을 겨누었다. 그리고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툼즈를 찾기 시작했다.

스컬리는 어깨로 침실의 불을 켰다. 침대 밑, 장농, 책상 밑...그가 있을만한 곳은 모두 보았다. 하지만 침실안에는 오직 스컬리 혼자였다. 툼즈는 아직도 이 아파트 안에 있었다.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숨어 있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스컬리는 마루로 나갔다. 웨너의 집을 생각하며 그는 벽난로를 살펴보았다. 역시 툼즈가 있었던 흔적은 없었다. 아직도 그는 화장실 환기구에 있을까? 스컬리는 화장실쪽으로 천천히, 그리고 소리없이 걸어갔다. 스컬리는 마치 자신이 툼즈가 아주 작은 소리를 내지나 않을까 온몸으로 듣고 있는것처럼 느껴졌다.

스컬리는 마루 바닥 근처의 환기구를 쳐다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분명히 무슨소리가 난 것 같았는데.... 스컬리는 갑자기 훽 돌아서 히터쪽으로 총구를 겨누었다.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스컬리는 다시 한 번 숨을 깊게 쉬었다. 그리고 화장실쪽으로 걸어갔다.

스컬리는 히터쪽의 환기구 나사가 살며시 열리는걸 보지 못했다. 오직 그는 귀청이 떨어지는 듯한 커다란 소리를 들었을 뿐이엇다. 환기구의 뚜껑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툼즈의 손이 길게 뻗어나와 스컬리의 다리를 잡고 잡아당겼다. 스컬리는 바닥에 세게 넘어졌다. 총은 스컬리의 손을 떠나 그가 잡을 수 없는 목욕통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스컬리는 몸을 비틀었다. 그러나 툼즈를 보자 스컬리는 공포로 온몸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툼즈의 얼굴은 네모난 환기구 안에 끼어있었다. 그는 더 이상 순진하거나 겁먹은 표정이 아니었다. 그는 먹이를 게걸스럽게 먹어대기 직전의 포악한 짐승처럼 보였다.

한참동안이나 스컬리와 툼즈는 서로를 바라보기만했다. 그리고 동물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같은것이 아파트를 가득메웠다. 그리고 툼즈는 믿을 수 없는 힘으로 스컬리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스컬리는 여태껏 툼즈같은 힘은 한 번도 부닥트린적이 없다는걸 깨달았다. 아마도 이것은 스컬리의 인생중에서 가장 힘든 싸움일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그가 이길 수 없다면 마지막 싸움이 될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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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SIXTEEN

멀더의 차는 스컬리의 아파트 빌딩 앞에서 끼익 소리를 내며 멈추었다. 그는 차에서 나와 잠깐 서 있었다. 그는 4층 창문들을 쭉 훑어보았다. 스컬리의 아파트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안에 있구나... 좋아. 멀더는 그 안에 스컬리와 툼즈가 같이 있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멀더는 입구로 달려갔다. 그리고 계단을 이용해 뛰어올라갔다. 멀더는 지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을 시간이 아니었다. 그는 한 번에 두계단씩 뛰어올라갔다. 그리고 스컬리의 아파트 복도에 도착했다.

"스컬리!" 멀더는 문을 두들겼다.

대답이 없었다.

"스컬리!!!"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그는 손잡이를 잡고 돌렸다. 스컬리는 언제나처럼 조심스럽게 모든 자물쇠를 채워둔 모양인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멀더는 문에다 귀를 댔다. 아파트 안에서 뭔가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아무튼, 아직 스컬리는 살아있어.' 멀더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빨리 들어가지 않으면 스컬리는 몇 분 지나지 않아 죽을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스컬리는 지금 두가지 할 일이 있었다. 일단 툼즈의 팔에서 벗어나야 했고, 목욕통 안에 있는 총을 집어야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스컬리에겐 더 이상 아무런 기회도 없을 것이다.

필사적으로 스컬리는 문틀을 꼭 붙잡았다. 그의 모든 힘을 사용해서 스컬리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려고 애썼다. 그리고 사납게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툼즈의 팔을 발로 찼다,. 그리고 툼즈의 팔에서 벗어났다. 아직도 엎어진 채 스컬리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멈추었다. 숨차고 공포스러웠다. 그리고,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툼즈의 몸이 길게 늘어나는 것을 바라보았다. 불가능할 정도로 길고 얇았다. 그는 갑자기 환기구에서 튀어나왔다. 이번에 스컬리는 소리지를 시간조차 없었다. 나오는가 싶더니 그는 스컬리의 몸위로 뛰어내렸다. 스컬리는 다시 땅으로 엎어졌다.

스컬리는 빠져나오려고 격렬하게 발버둥쳤으나 툼즈는 스컬리가 견디기엔 너무 힘이 셌다. 툼즈는 스컬리 위에 앉았다. 그리고 엄청난 힘으로 스컬리의 목을 졸랐다.

스컬리는 툼즈를 밀어내려고 했으나 툼즈는 움직이지 않았다.

툼즈는 한손으로 스컬리의 턱을 쥐고 다른 손을 들어올렸다. 스컬리는 그순간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아차렸다. 그는 스컬리를 쳐서 기절시키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힘들이지 않고 그의 간을 빼가려는 것이다.

스컬리는 그에게서 빠져나갈 힘이 자신에게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의 계획을 흐트려 놓을수는 있었다. 그가 스컬리를 때리기 전에 그는 툼즈의 턱을 주먹으로 쳤다. 툼즈의 머리가 뒤로 젖혀졌다. 스컬리는 약간의 희망을 얻었다. 어쨌든 그는 다칠수 있으니까. 툼즈는 다시 팔을 들었다. 이번에 스컬리는 두팔을 들었다. 그리고 고양이처럼 툼즈의 눈을 손톱으로 찔렀다. 그리고 얼굴을 긁고 파고... 만약에 툼즈가 앞을 볼 수 없게 된다면, 스컬리는 살수 있을 것이다.

툼즈는 분노의 소리를 지르며 스컬리의 손목을 붙잡았다. 스컬리는 놀라서 헐떡거렸다. 툼즈는 그의 손을 그의 머리에 갖다 박은 후 스컬리를 굶주린 불같이 새빨간 눈으로 쳐다보았다.

스컬리는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리는걸 느꼈다. 번개처럼 공포가 스컬리를 훑고 지나갔다. 이제 끝이구나... 스컬리는 이제부터 무슨일이 일어날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조지 어셔와 토마스 웨너에게 일어났던 일과 똑같은 일.... 툼즈는 그를 이제 죽일것이다. 그럼으로서 또다시 30년후 살인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를 멈출 힘이 스컬리에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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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SEVENTEEN

멀더는 스컬리의 문을 발로 찼다. 발목부터 허벅지까지 아파왔다. 정말 스컬리는 철같은 문이 있는 아파트를 골랐다고 생각하며 멀더는 다시 한번 세게 문을 박았다. 조금씩 문은 부서지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한 번 발로 찼다.---그리고 이번에야 문이 열렸다.

멀더는 어두운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총을 들었다.

"스컬리, 여기 있어요?" 그가 물었다.

소리를 죽인 울음소리가 대답을 했다.

그는 마루로 가서 불을 켰다. 마루는 깨끗하고 완벽하고 텅 비어 있었다.

"스컬리?" 그는 다시 그 소리를 들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화장실에서 들려오는걸 느낄 수 있었다.

멀더는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는 툼즈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스컬리가 살아있다는 것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상황을 보며 멀더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툼즈는 그를 놓아주었다. 그는 화장실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는 중이었다. 그가 창문을 빠져나가려고 하자 우드득하는 소리가 화장실 안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스컬리는 이미 일어서 있었다. 그리고 그를 도망치게 그냥 놓아두지 않았다. 스컬리는 그에게 달려들어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

"멈춰!" 멀더가 총을 들고 소리질렀으나 이미 스컬리 때문에 쏠 수가 없었다. 툼즈가 스컬리에게로 돌아서자 멀더의 심장은 철렁 내려 앉았다. 툼즈는 스컬리의 목을 잡고 조르기 시작했다. 멀더는 툼즈의 힘이 얼마나 센지 잘 알고 있었다. 스컬리는 아마 2초만 있으면 목이 꺾이고 말 것이다. 멀더는 빠르게 수갑을 들고 툼즈에게로 갔다. 그리고 툼즈의 팔을 잡았다. 그러나 멀더는 툼즈에게 수갑을 채울만큼 빠르지 못했다.

툼즈는 스컬리를 놓고 멀더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격노한 황소처럼 멀더를 땅바닥으로 넘어트렸다.. 멀더는 바닥을 구르며 툼즈를 발로 찼다. 그러나 툼즈를 멈추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쨌든 약간의 시간과 거리를 벌어주었다. 그리고 그는 만약 툼즈가 자신을 잡는다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툼즈는 멀더의 바로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상처받은 동물처럼 으르렁 거렸다. 그는 마치 칼끝같은 그의 손을 들었다. 그리고 멀더에게로 달려들었다.

스컬리는 툼즈의 다른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멀더가 들고 있던 수갑을 툼즈의 손목에 채우고 다른 한쪽은 수도꼭지에 채웠다.

그리고 순간 멀더는 일어나 총구를 툼즈에게 들이댔다. 그리고 익숙하게 수갑을 제대로 채웠다. 툼즈는 수갑을 잡아당겼다. 손목을 꼬고 잡아당기고 했으나 수도꼭지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점차 툼즈는 가라앉았다. 이번에 그는 벗어날 수 없었다.

아직도 손에 총을 든 채 멀더는 스컬리를 쳐다보았다. 스컬리는 벽에 기대어 서서 아직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괜찮아요?" 멀더가 물었다.

스컬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컬리는 떨고 있었고 온몸의 힘이 다 빠져버린 듯 보엿다.

멀더는 다시 그들의 포로를 쳐다보았다.

"어쨌든 이번에는 5명을 못 채웠어요."

스컬리는 오늘 들어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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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EIGHTEEN

아침 햇빛이 린 에이커 은퇴 요양소의 창문에도 비추었다. 프랭크 브릭스는 그의 방안에 앉아 일간 신문을 일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혼자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뉴스를 바꿀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는 아직도 읽을 수 있었다.

페이지를 넘겼을 때, 그는 놀라움으로 눈이 커졌다. 조그만 글씨로 "연쇄 살인범 체포하다."라고 써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옆의 사진은 유진 빅터 툼즈의 얼굴이었다.

브릭스는 그 밑의 글씨들을 읽으며 눈을 껌벅였다. 그 두 FBI 요원들, 멀더와 스컬리가 해냈다. 그들은 괴물 툼즈를 체포한 것이다. 그가 1933년 시작했던 일이 드디어 끝이 난 것이다.

브릭스는 한숨을 쉬었다. 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자신의 몫을 다했다는 사실이 그를 흡족하게 했다.

매릴랜드 정신치료병동의 작은 감옥에서 유진 툼즈는 작은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그도 역시 브릭스가 본 것과 같은 신문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신의 사진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그 사진을 길고 얇게 찢기 시작했다. 툼즈는 다른 한 장을 들고 혀로 물을 묻힌 뒤 다시 죽죽 찢었다. 그리고 벽 한구석에 그 종이들을 쌓아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족의 미소를 지으며 그것들을 쳐다보았다. 그 종이들을 쌓아놓은 모양은 엑세스터거리 66동의 그것과 비슷했다.

멀더는 툼즈의 감옥 밖에서 관찰용 작은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는 이 문들이 철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감옥은 체인으로 보강까지 되어 있었다. 툼즈는 안전하게 갇혀 있었다. 근데 왜 그는 아직도 두려운 느낌이 드는걸까?

멀더는 툼즈가 규칙적으로 신문을 잘라 한쪽 구석에 쌓아 놓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스컬리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서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봐요." 멀더가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또 다른 둥지를 만들고 있어요."

툼즈를 다시 한번 쳐다보는 것만으로 스컬리는 몸이 떨렸다.

그가 둥지를 다시 만드는 것은 좋은 신호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감시 하에 있었다. 다행이도...

"모든 게 기록 되었어요. 우리 진술서를 갖다냈고, 증거도 갖다냈고, 그리고 이제 모든 걸 볼티모어 경찰에 맡기면 되는거죠."

멀더는 대답하지 않았다.

"콜튼이 이번사건을 교묘히 방해하려고 했었지만...." 스컬리는 말을 이었다. "결국 그의 승진은 멈춰버렸어요. 이번에 강력계에서 붸겨났거든요." 스컬리는 승리에 만취한 목소리를 애써 감추려 노력했다.

"북미 인디언 사무국의 사무원으로 가게 되었대나 봐요."

멀더는 어깨를 으쓱했다. 콜튼은 그에게 별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 상관이 있었던 적도 없었다.

"툼즈에게 약간의 유전학테스트를 주문했어요." 스컬리가 계속했다.

"예비테스트에서는, 근육하고 뼈 부분에서 조금 비정상적인 수치가 나왔어요."

멀더는 스컬리를 향해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그런 의학적인 테스트, 일일이 말해 줄 필요 없는데....."

스컬리는 멀더의 말을 무시한 채 계속했다.

"툼즈는 신진대사가 쇠퇴하고 있어요. 그리고 ...." 스컬리는 말을 멈추었다.

"듣고있어요, 멀더?"

감옥 안에서 툼즈는 다른 한 장의 종이를 꺼내어 침으로 적시고 있었다.

"들었어요." 멀더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이런 생각하고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보안을 위해 창문에 창살을 치지만...그리고 안전한 느낌을 받으려고 하지만.... 이 사람에게는.... 내 생각에...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

스컬리는 멀더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가요," 스컬리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제 갈 시간이에요."

유진 툼즈는 멀더와 스컬리가 떠나는 것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그는 다시 종이를 쭉 찢었다. 침으로 적시고, 그의 둥지에 붙였다. 그리고 그는 다른 구석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잠시 멈추었다.

작은 구멍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간수가 음식쟁반을 내밀었다.

툼즈는 일어나서 쟁반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그는 음식에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어차피 그가 살아있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이미 다 먹은 상태였다. 그의 눈은 음식쟁반이 들어온 구멍을 쳐다보고 있었다. 간수는 툼즈가 다 먹은 후 다시 쟁반을 내밀 수 있도록 구멍의 문을 열어놓은 상태엿다.

툼즈는 간수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을 들었다.

그의 눈이 빨갛게 빛나기 시작했다.

툼즈의 얼굴을 미소가 스치고 지나갔다.

그 구멍은 아주 좁았다. 아마도 가로 6인치, 세로 9인치 밖에 안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어떻게 몸을 밀어넣는지 아는 사람에게, 그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THE END